
원료의약품(API) 분야에서 대웅제약, 코오롱생명과학, HLB 등이 다양한 인허가를 획득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API는 비중이 작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은 자사의 충주공장에 대해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으로부터 API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인증 품목은 고지혈증 치료제 API ‘피타바스타틴 칼슘 수화물’이다.
ANVISA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토대로 GMP 규정을 운용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다라 추가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피타바스타틴 공급망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HLB펩은 최근 자사가 공급한 원료의약품이 사용된 의약품에 대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허가 품목은 ‘류프로렐린’으로 전립선암·유방암·자궁내막증 치료에 사용되는 뇌하수체 성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GnRH) 작용제다. 체내에서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호르몬 의존성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기전이다.
HLB펩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펩타이드 의약품 분야의 식약처 GMP 인증을 받은 충북 청주시, 전남 장성군 등 두 곳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글로벌 제약사와 류프로렐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류프로렐린과 ‘가니렐릭스’ 등 주요 펩타이드 품목에 대해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GMP 인증 획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골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BMP-2’에 대해 식약처 API 허가를 획득했다. BMP-2는 골 결손 부위에서 줄기세포를 골세포로 분화시키는 단백질로 새로운 골 생성을 촉진한다.
국내에서 BMP-2 단일 성분이 식약처의 API 승인을 받은 건 대웅제약이 처음이다. 특히 대웅제약의 BMP-2는 대장균을 이용해 생산한 단백질로 동물세포 유래 단백질보다 생산성과 비용 경쟁력이 높다. 대웅제약은 근골격계 의료제품군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API는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약효 성분이 되는 ‘주재료’로 중요도가 높다. 다만 국내 전체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은 아직까지 성장 추진력이 부족한 분야로 평가된다.
식약처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 32조8629억 원 가운데 원료의약품은 4조4007억 원으로, 비중은 13.4%에 머물렀다. 대부분 생산실적은 완제의약품(28조4623억 원, 86.6%)이 견인한 셈이다.
또한 한국의 API 자급도는 2020년 36.5%를 기록한 이후 2021년 24.4%, 2022년 11.9%로 하락했다가 2023년 25.4%까지 회복된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는 원료 확보는 의약품 수급 안정화의 핵심 요소인 만큼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API 사업 투자를 지속해서 독려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