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시장 흔드는 스테이블코인…플랫폼 통합과 사용자 편의성 주목 [스테이블코인이 바꿀 세상 下]②

"목적이 아닌 수단"…금융 시스템 재설계하는 블록체인 혁명 [스테이블코인이 바꿀 일상 下]

2025년 7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서명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역사적 전환점을 찍었다. ‘인터넷 탄생 이후 금융 기술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혁명’이라는 선언과 함께, 달러 패권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미국의 야심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은 미국이 설정한 새로운 기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분투 중이다. 다만, 우리는 아직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을 체감하지 못한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혹은 미국의 코인베이스, 서클 등 관련 기업의 주가 급등락을 보며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뿐이다. 기획 [스테이블코인이 바꿀 세상]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투기적 자산을 넘어 세계 경제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해 본다.

거래소·간편결제 플랫폼 수혜 예상
범용 결제로 사용자 경험도 '쑥'
플랫폼 경쟁력↑… 업체 간 협력 주목

최근 국내에서 여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출을 천명하며 수혜 종목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간편결제 플랫폼이 최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반 사용자도 범용성을 가진 가상자산을 통해 여러 플랫폼 간 결제가 유연해지는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간편결제 플랫폼 네이버페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을 발표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네이버페이가 주도하고 두나무는 협력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관련 제도가 마련되는 대로 협력 범위와 구체적인 방안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의 본격적인 활성화가 가상자산 거래소와 간편결제 플랫폼에 직접적인 수혜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1위 사업자 간 협력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위인 USDC의 경우, 발행사 서클보다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코인베이스는 자사 플랫폼 내 USDC 예치에 따른 이자 수익을 100% 가져가고, 외부 플랫폼을 통한 USDC 활용 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도 수수료 형태로 취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외에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수수료 수익 △거래소 간 자금 이동 최적화 △스테이블코인 연계 금융 상품 등의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사용자의 거래 경험을 향상하는 동시에 거래소 내 자산의 순환성과 체류 시간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플랫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범용성'이 주목받는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더라도 현재의 카카오페이 머니, 네이버페이 머니 등 선불충전금과 비교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드는 이에 대해 "현재 배민페이, 당근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은 상호 호환되지 않아 이용자가 다른 플랫폼에서 결제하려면 원화로 출금한 뒤 다시 충전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지급수단을 활용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다양한 플랫폼 간 결제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플랫폼 종속성이 없는 화폐의 성격을 가진 덕분"이라며 "선불결제를 제공하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커피빈 등 자체적인 폐쇄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쉽게 연결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