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위한 행동건강 서비스 확장…뉴욕·버펄로에 거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사진> 씨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정신건강 스타트업 ‘인테그럴 헬스(Integral Health)’를 창업한 배경을 직접 밝혔다. 해군 장교 시절 동료의 극단적 선택을 목격한 경험이, 창업이라는 인생 전환점의 출발점이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 씨는 최근 미국 지역 매체 ‘더 버펄로 뉴스(The Buffalo News)’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위기에 처하기 전에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소위로 임관, 청해부대 19진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근무 등을 거쳐 2017년 전역했다. 군 복무 중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료 장병들이 치료받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고, 이때부터 ‘정신건강’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그는 3년 뒤인 2022년 회사를 떠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신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인테그럴 헬스를 공동 창업했다. 회사는 이후 뉴욕 브루클린으로 본사를 옮기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인테그럴 헬스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정신건강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행동 건강 관리 플랫폼’을 지향한다.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진료와 치료 연계를 제공하며, AI 기반 케어 코디네이터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 씨는 “미국 내 중독이나 우울증 등 행동 건강 문제를 겪는 환자 절반 이상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체 질환처럼 정신건강 문제도 1차 진료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 전에도 비영리단체(NGO) 활동을 통해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에게 무료 교육을 제공하고, ADHD 치료 전문 원격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경영전략 자문을 맡는 등 꾸준히 취약 계층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사업적으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인테그럴 헬스는 올해 4월 300만 달러(약 42억 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뉴욕 소재 독립의료기관 네트워크 ‘카톨릭 메디컬 파트너스(CMP)’와 건강보험회사 ‘인디펜던트 헬스(Independent Health)’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향후 저소득층 대상 공동 행동 건강 프로그램도 개발해 의료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과 버펄로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약 30명이다. 향후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 씨는 “여기까지 오는 데 긴 여정이 걸렸다”며 “나는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진짜 문제를 풀어가는 창업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