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급 530마력 퍼포먼스
보조금 더해 4000만 원 초반대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는 한국 시장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에 이어 두 번째 모델로 중형 세단 ‘씰(SEAL)’을 낙점했다. 씰은 일상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뽐내면서도 530마력의 가속 성능을 갖춘 ‘강력한 한 방’이 있는 차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스피드웨이에서 씰을 타고 4.3㎞ 서킷과 6㎞의 공도를 달려봤다.
씰은 ‘바다의 미학’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날렵한 인상을 보여준다. 낮고 유선형인 차체에 물결무늬 리플 램프, 더블-U형 LED 헤드램프, 수평선을 모티프로 한 테일램프 등 디테일한 요소로 개성을 더했다. 마치 바다 속에서 물길을 가로지르는 물개가 떠오르는 외모였다. 독일 아우디 출신의 BYD 글로벌 디자인 총괄 디렉터 볼프강 에거는 ‘자연으로부터 배운다’는 원칙을 씰에 적용했다고 한다.
실내는 외관 못지않게 스포티한 느낌이 엿보였다. 차량 센터에 있는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부터 멀티미디어, 공조, 공기정화 기능까지 한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하이 BYD’라고 말한 뒤 여러 기능을 음성으로 조절할 수 있었는데 반응도 빨랐다. 보통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에만 있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도 적용됐다. 하늘을 볼 수 있는 차량 천장이 전부 유리로 돼 있어 개방감도 컸다.
씰로 시간당 비가 약 15㎜가량 내리던 서킷을 우선 달려보니 BYD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고성능 브랜드가 아닌 일반 중형 세단임에도 비오는 날 시승 장소를 서킷으로 택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직선 구간에서 엑셀을 밟으면 부드럽게 가속이 붙고 코너에서는 심한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급속 코너링 구간에서 왼쪽 타이어가 비에 살짝 미끄러지자, 핸들이 자동으로 방향을 조절해줬다. 동승자도 “빗길 서킷임에도 워낙 차체가 단단하다”고 평가했다.
씰은 듀얼모터를 탑재해 최고 출력 530마력, 최대 토크 67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8초에 불과하다. 보통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출력에 가까웠다. 일상적인 주행을 하다가 가속을 할 수 있는 구간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한 방’이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도 주행 성능도 합격점이었다. 동급 차량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기아 EV4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보통 딸칵거리는 깜빡이 소리는 현대적인 알림음으로 설정돼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용인 에버랜드 인근 6㎞를 달린 후 82%였던 배터리 잔량은 76%로 줄어들었다.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국내 시장에는 일본보다 약 1000만 원 저렴한 수준인 4690만 원으로 출시된다.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서울 기준 4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씰을 직접 만나보니 서킷을 달릴 땐 재미를 선사하고 공도를 달릴 땐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급 대비 가격까지 저렴했다. 국내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제치고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씰은 당연히 선택지에 올려 놓을 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