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더 불편한 어르신들… '그린닥터스'가 왕진 갑니다"

입력 2025-07-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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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온병원, 호우 속 요양원 찾아 ‘사랑의 왕진’

▲그린닥터스가 폭우를 뚫고 선재요양병원 의료봉사를 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그린닥터스)
▲그린닥터스가 폭우를 뚫고 선재요양병원 의료봉사를 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그린닥터스)

호우경보가 내린 19일,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의 한 노인요양원에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외래 진료도, 병원도 아닌 '찾아가는 병원'이었다. 무더위와 장맛비에 지쳐 있는 노인 입소자들을 위한 무료 왕진봉사였다.

국제의료구호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과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이 이날 선재노인전문요양원에서 펼친 왕진 의료봉사에는 의료진 13명과 봉사자 15명이 힘을 모았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봉사단은 오전부터 요양원 어르신 34명을 꼼꼼히 진료했다.

정형외과 윤성훈 진료원장, 외과 전문의 전창원 과장, 한의사 최철호 부원장 등 온병원 의료진이 나섰고, 정근 이사장도 직접 백내장 등 안과 진료를 맡았다. 이날 진료는 단순한 진료를 넘어, 치유와 소통의 현장이었다.

요양원 특성상 침대에 누워 지내는 어르신이 많았기에, 자원봉사자들은 휠체어로 입소자를 임시진료소까지 정성껏 모셔왔다. 오랜 와상생활 탓에 허리 통증, 무릎 관절염, 욕창,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어르신이 많았다. 한의진료와 침치료도 병행됐다.

정 이사장은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이 내 어머니, 내 아버지처럼 느껴졌다”며 “진료 중 ‘정근 원장님’ 하며 손을 맞잡는 입소자들을 보며 30년 지역 의사로 살아온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병원이 코앞인데도, 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진료를 받은 89세 할머니는 "몇 년 전 정근 원장님께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 다시 만나게 되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병원이 요양원에서 가까워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병원에 갈 수 없는데, 직접 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했다.

온병원 윤성훈 진료원장은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 폐렴·욕창 등을 호소하는 어르신이 많았다"며 "예방 중심의 방문진료와 응급대응 시스템이 지역 사회복지와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봉사 넘어선 ‘마음 진료’… 2년째 ‘국내 의료오지’ 누비는 그린닥터스

이날 봉사에는 온병원 간호사 9명과 그린닥터스 주니어 봉사단도 함께했다. 이들은 약무보조, 문진, 이동지원 등을 맡았고, 식사 대용으로 카스텔라 빵도 손수 전달했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빵을 손에 꼭 쥐고, 눈시울을 붉히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정순연 선재노인요양원 원장은 "무더위와 폭우로 외부와 단절된 어르신들에게 이번 방문은 단순한 진료가 아니라 마음의 위로였다"며 "그린닥터스는 어르신들에게 '손자 같은 친구'이자 '이웃 같은 의사'였다"고 말했다.

그린닥터스는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긴급구호를 시작으로 동남아·남아시아 재난현장에서 인도주의 의료봉사를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의료 사각지대'로 눈을 돌려, 2023년부터 국내 벽지·요양시설·지방소멸 지역을 대상으로 왕진 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왕진봉사가 의료적 의미를 넘어, 세대 간 연대와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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