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올해 개발·출시 이어져
침구 넘어 의류 시장으로 확장도

기록적인 무더위가 일상화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냉감 섬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냉감 소재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관련 제품 출시를 서두르며 여름철 특수를 노리는 것이다. 이에 석화업계가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가운데, 냉감 소재가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KBV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냉감 소재 시장은 2020년 18억 달러(약 2조564억 원)에서 내년 34억 달러(약 4조627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7.3%에 달한다.
이 가운데 휴비스는 냉감 소재 브랜드 ‘듀라론 쿨(Duraron Cool)’을 통해 국내 폴리에틸렌(PE) 기반 냉감 섬유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듀라론 쿨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든 접촉냉감사로, 중·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중국산 저가 냉감 소재보다 높은 내구성과 냉감 성능을 지녔다.
올해는 업계 최초로 가염 PE를 개발·출시하면서 활용 영역도 한층 넓어졌다. PE 냉감 섬유는 후공정 염색이 어려워 흰색이나 단색 위주의 침구류에 쓰였다. 그러나 이번 개발로 다양한 색상의 냉감 제품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나일론(PA)이나 폴리에스터(PET) 소재 기반이던 냉감 의류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 실제 의류용 듀라론 쿨은 올해 국내 스포츠 브랜드 의류에 적용되기도 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올해 인체에 무해한 냉감원사 ‘스노렌(SNOLENE)’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이전에도 도레이첨단소재는 냉감 기능 소재를 선보였으나, HDPE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노렌을 활용한 제품은 높은 열전도율 덕분에 착용 시 체감 온도를 3~5도가량 낮추는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도 올해 국내 최초로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PA 원사 ‘에이스쿨-바이오(ACECOOL-BIO)’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화학 섬유보다 흡습성과 통기성이 뛰어나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효성티앤씨는 섬유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를 통해 의류용 냉감 섬유 3종을 생산 중이다. PA 소재로는 ‘아쿠아’와 ‘쿨웨이브’, PET 소재로는 ‘아스킨’이 있으며, 특성에 따라 스포츠웨어와 아웃도어, 이너웨어 등 여름철 기능성 의류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외 PE 기반 침구용 소재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냉감 소재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일찌감치 증설에 나섰다. 2022년 냉감 섬유 생산 설비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며 생산 능력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에 냉감 소재 수요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4~5월이 제품 생산 및 공급을 집중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