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심 청구 3개월 만에 미승인
올해 갚아야할 차입금만 80억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소멸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려 했던 삼진푸드의 상장이 불발됐다. 최근 5년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는데도 한국거래소(KRX) 상장예비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제31호스팩은 최근 삼진푸드와의 합병 결정을 철회했다. KB제31호스팩은 "삼진푸드와의 합병 진행 과정에서 합병 계약서상 선행 조건이던 거래소의 합병 상장 예비 심사에서 미승인 통보가 접수됐다"며 "이에 삼진푸드와 협의 후 합병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설립된 삼진푸드는 계란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 간편 조리식 시장에 진출한 프라이, 오믈렛, 스프레드 에그 등 계란 가열 성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영신이다. 영신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산란계 농장이다. 삼진푸드는 영신에서 계란 가공에 필요한 원재료를 공급받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원재료 가격 급변동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삼진푸드는 올헤 초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후 KB제31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입성하려 했다. 올해 4월 거래소에 심사를 청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았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신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심사 청구 3개월 만에 상장은 없던 일이 됐다. 이달 17일 열린 KB제31호스팩 이사회 의사록에는 "합병법인(삼진푸드)의 내부적인 사유로 인해 합병계약 해지 및 합병상장 철회의 필요성을 설명 및 요청했다"고 말했다. 내부적인 사유를 알 수는 없지만, 거래소에서 미승인 통보를 내리면서 합병이 결국 불발됐다.
삼진푸드는 지난해 매출액 429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52%, 40.67% 증가했다. 실적 성장세는 지난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2020년 2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1년 1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4억 원, 29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진푸드는 이번 상장 불발에도 상장 작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주관사 측은 "(심사 탈락 사유 등을 보완한 뒤) 상장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