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인투셀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논란이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다른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투셀은 지난 18일 전 거래일 대비 5.13% 떨어진 2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한동안 4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10일 하루 만에 26% 가까이 급락한 후 열흘이 지나도록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투셀 주가가 급락한 건 9일 장 마감 후 올라온 공시 영향이 컸다. 인투셀은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 사항을 통해 "2024년 10월 23일 에이비엘바이오와 1개 타겟에 대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 실시권 계약을 체결했으나 당일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계약 해지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투셀의 신약 후보물질 'NxT3'(넥사테칸3)와 비슷한 구조 약물에 대한 선행 특허가 중국에서 확인된 게 계약 해지 이유다. 상용화된 기술 없이 국내외 기업과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시장 신뢰를 얻었던 인투셀로선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특히 인투셀이 기술특례 기업이라 실적 기반이 없다는 점에서 상장의 핵심 근거였던 기술 계약이 도루묵이 된 셈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바이오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 당장의 실적 대신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성장성과 가치를 입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계약 신뢰성이 무너지면 업계 전체의 투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반기까지 혹한기가 이어지던 바이오업계에 겨우 훈풍이 불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기술특례상장 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파두와 이노그리드 등 기술특례 상장사가 IPO 과정에서 잇따라 논란을 빚어 거래소가 상장 심사 허들을 높였음에도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면서 제도 자체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파두든 인투셀이든 결국 실적 없이 '기술력' 하나만으로 상장한 기업들인데, IPO 당시 제시한 청사진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반복되면 어떤 투자자가 이를 믿고 자금을 댈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한편 인투셀은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핵심 연구 인력으로 꼽히던 문성주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퇴사한 가운데 박태교 대표가 1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또 NxT3 특허 인수 가능성도 함께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