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에 극한호우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심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다. 갑작스럽게 불어난 빗물에 차량과 운전자 고립이 속출했다. 주택과 상가는 물론 지하철 역사까지 잠기면서 운행이 중단되는 등 일상이 마비됐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주요 하천도 범람 직전까지 물이 차올라 재난당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일 강수량은 광주가 411.9㎜로 가장 많았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전날 오후 3시54분께 광주 북구 임동 광천2교에서 빗물에 사람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늘어난 광주천 수위에 어려움을 겪다가 1시간 20여분 만에 구조를 마쳤다.
앞서 오후 1시22분께는 광주 북구 오룡동 과학기술원 인근 도로가 잠기면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다수 고립됐다. 특히 로컬푸드 매장에 있던 77명이 통행로가 사라져 발이 묶였다가 재난당국에 구조됐다.
상습 침수 구역인 남구 백운광장과 대남대로 일대에도 오전 한때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들이 고립됐다. 진월동에서는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빠져나왔다.
북구 용봉동 북구청사 주변 도로에서도 트럭과 택시 등 차량 5대가 빗물에 잠겨 시동이 꺼지면서 한때 고립됐다.
전남 담양군 고서면 고서중학교 앞에서도 운전자가 침수된 차량에 갇혔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전통시장, 상가, 지하철 역사 등 일상 공간이 모두 물에 잠겼다. 특히 광주 도시철도는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광주교통공사는 이날 오후 5시께 상무역 대합실 침수 여파로 인근 화정역∼공항역 6개 역사 열차 운행을 차단했다. 이어 오후 8시37분부터 광주송정역∼평동역 3개 역사 열차 운행을 추가로 중단했다.
시내버스도 전 노선 운행 중이지만 34개 노선 372대가 우회 운행하고 있고 시외버스도 일부 노선 운행이 지연됐다. 광주공항에 오가는 항공편은 모두 결항했다. 전남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도 대부분 지연·결항했다. KTX와 SRT는 광주송정역∼목포역, 용산역∼서대전역 구간의 운행이 중지된 상태다.
도로가 갈라지거나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한 곳도 있었다. 광주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에서는 인도와 도로가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졌다. 강한 비바람에 나무가 넘어져 도로를 가로막거나 야산과 공사장 주변에서 흙탕물이 흘러내려와 통행에 방해가 된 곳도 있었다.
광주 북구 광주공고 일대가 정전돼 학생들이 전원 조기 귀가 조처됐다. 담양군 담양읍 일대는 전력 공급이 끊겨 한전이 조치에 나섰다.
광주에서는 오후 8시 기준 도로침수 247건, 건물침수 151건, 도로장애 14건, 인명구조 203건, 기타 28건 등 모두 460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전남에서도 주택 침수 66건, 도로장애 74건, 배수지 지원 4건, 기타 65건 등 총 212건을 안전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광주에서는 하상도로 16곳과 지하차도 5곳, 둔치주차장 11곳, 하천 진출입로 336개소의 출입을 금지했다.
전남도 역시 하상도로와 둔치주차장 등에 대한 출입통제와 함께 침수피해 우려가 큰 나주·담양·곡성·화순·함평·영광·장성·신안 주민 373세대 492명을 사전 대피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