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진입한 가운데 김세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분출되는 창의 생태계 조성"을 해법으로 강조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세직 교수를 초청해 '제로성장 시대, 한국의 성장 전략 다시 쓰기' 소규모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교수는 IMF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올해 2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정년퇴임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지난 30년간 한국의 장기성장률은 5년마다 1%포인트(p)씩 하락해 2025년 0%대에 진입했다"며 "이른바 '5년 1% 하락의 법칙'이 고용 감소, 소득 정체, 분배 악화, 저출산 등 모든 경제·사회 문제의 근저"라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가 반비례가 아니라 양의 관계였다며 성장률 하락으로 분배와 양극화도 모두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분배 개선을 위해 성장률 회복이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또한 김 교수는 반복된 저금리 및 대출규제 완화 등 단기적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만을 초래했을 뿐, 장기성장률을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5년 1%p 상승'을 목표로 체제의 구조적 전환을 이끌어내는 진짜 성장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고도성장기의 원동력이 교육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이었음을 언급하며 "1990년대 이후의 성장률 하락은 '모방형 교육'과 '모방형 경제체제'의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제는 암기·모방이 아니라 창의적 인적자본으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 회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기존 지식 암기능력만 갖춘 인적자본의 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개인·기업·국가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기술 경쟁력도 아이디어에서 나오며 문과적 상상력과 이과적 전문성이 결합된 창조력이 모든 차원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새 정부는 '5년 1%p 상승'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소수 엘리트가 아니라 수많은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혁신적 아이디어가 터져 나오는 창의 생태계를 구축해 한국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