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세 '46%→20%'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타결을 이뤄내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이 일단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연이어 관세 협상에서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몰려있는 인도에서도 향후 긍정적인 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새로운 협정을 맺은 아시아 국가는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2곳으로 확대됐다.
이번 협상 타결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인도네시아산 제품의 관세율은 19%로 책정됐다. 이는 4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할 때와 이달 7일 공개한 관세 서한에서 적시했던 관세율 32%보다 13%포인트(p)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인도네시아에 생산 기지를 둔 국내 기업들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치카랑 지역에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제품 생산 공장은 운영하고 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 능력은 1200만 대에 달한다. 이외에도 냉장고, 세탁기 등 일부 생활 가전도 생산하고 있다.
LG 역시 1990년 LG전자 진출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 총 10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4곳은 생산공장으로, 현지에서 TV, 냉장고, 에어컨, 모니터 등 여러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직접 짜비뚱과 땅그랑 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챙기는 등 전략 생산 기지 중 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베트남 역시 이달 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협상에 따라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46%에서 20%로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 성 및 타이응우옌 성 공장에서 자사의 전체 스마트폰 생산의 절반가량을 만들고 있으며, 호찌민 공장에서도 TV 및 가전을 생산 중이다. LG전자도 미국향 냉장고 일부 물량을 하이퐁에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최근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기업들의 핵심 생산지로 꼽히는 인도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당초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인도에 26%의 상호 관세율을 책정했지만, 인도 정부가 현재 관세율을 20%로 낮추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 생산 비중이 큰 만큼 관세 인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 가운데 최대 30%를 인도에서 생산한다. LG전자는 올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전략의 핵심지로 인도를 꼽았다. 이르면 9월부터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도 재개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사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관세 협상 사례가 유의미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인도까지 관세 인하 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