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하반기 수익성에 '빨간불'

입력 2009-08-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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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고물량 부담 가중 전망…마케팅 비용 증가 불가피

하반기 LG전자의 수익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재고물량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본사기준 상반기 매출채권이 4조3806억원에 달한 것이다. LG전자의 지난해 말 매출채권 규모가 1조434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올해 2분기에만 본사 기준 매출채권이 2조946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규모는 LG전자 2분기 매출의 약 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본사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재고의 증가로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또 LG전자 2분기 서프라이즈의 일정 부분이 실질 소비의 증가가 아닌 내부 판매 효과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유진투자증권 전성훈 연구원은“매출채권을 살펴보면 현지 법인에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돼 있다”면서“현지 법인으로 매출채권을 보냈다는 것은 현지 법인 자체에서 재고를 갖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이 법인들에서 북미 등 유통채널에 뿌려 놓았을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채널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글로벌 수요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 하다는 점이다. 특히 LG전자 매출의 주요 부문인 휴대폰과 가전 등의 최대 수요처인 북미시장의 경우 하반기 수요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요회복이 더딜 경우 유통채널의 재고조정에 따라 LG전자의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이어서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푸르덴셜투자증권 김진성 연구원은 “전반적인 실물경기의 국면 전환과 침체 탈출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성장회복 수준에 대한 한계는 아직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고용지표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으나 여전히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선행적인 반등을 보였던 소비심리의 개선추이도 6월 이후 주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가상승 또한 소비심리 및 소비회복에 부담이 될 수다는 설명이다.

LG전자 정도현 부사장이 “3분기 낙관적인 전망은 조심스럽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100만명에 접근하고 있고, 가시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3분기에는 경쟁의 강도도 강해질 것으로 보여 마케팅 비용에서도 마이너스 효과가 있지 않겠나. 3분기 섣부른 낙관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LG전자의 수익에 부담이 되고 있다. 상반기 14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환율 10원 당 약300억원의 이익변화가 발생하는데, 원화강세는 제품가격의 하락으로 수익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 하반기 평균 환율이 상반기에 비해 100원이 내려가면 3000억원의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원화강세에 따른 간접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전성훈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상반기중 환율상승 효과에 따른 단가 인하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이용하여 일본 및 북미 경쟁업체들의 시장을 잠식해 왔다. 하지만 환율이 역으로 작용하게 되면 수익성 약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지 때문에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의 증가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LG전자 관계자도“3분기와 10월, 11월 성수기 제품이 있고 신모델 라인업과 경쟁사에 앞선 인프라 투자 계획도 있다”면서 “2분기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분기별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비핵심 사업 및 경쟁력 없는 사업 구조조정과 중장기적으로 신에너지, B2B 사업 등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한 곳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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