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10일 회동 후 규제 완화 이끌어
중국 특화 신제품 ‘RTX프로’도 출격 준비

미국 정부가 대(對) 중국 수출을 규제해온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빗장을 푼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중국에 대한 칩 판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H20 칩의 중국 판매 승인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H20 칩은 중국 수출 전용 AI 칩으로 2022년에 처음 시행된 미국의 대중국 AI 하드웨어 수출 규제 조치에 맞춰 성능을 하향 조정해 설계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월부터 H20 칩에 대해서도 중국 수출을 중단시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중국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의 수출을 승인해 출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중국 시장에 H20을 판매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황 CEO는 1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으며 현재는 16일 개막하는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다.
유니언방카레프리베의 베이센 링 이사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판매를 재개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반도체 공급망과 AI 역량을 구축하는 중국 기술 플랫폼에도 좋은 소식이고, 미·중 관계에도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또 중국 시장에 특화된 새로운 칩 ‘RTX프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알렸다. RTX프로는 미국 정부의 현재 수출 규제를 완전히 준수하는 중국 전용 칩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칩 수출 규제 완화는 황 CEO의 큰 승리로 평가된다. 황 CEO는 지난 몇 달간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접근 허용을 반복적으로 촉구해왔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출 제한 전략이 오히려 중국의 자체 기술 성장만 부추겨 결국 미국 기술 산업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황 CEO는 13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술 수출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면서 가장 큰 우려로 꼽은 ‘중국군의 미국 기술 사용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중국군이 미국 기술 사용을 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점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미국 기술에) 의존할 수 없다. 언제든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승인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보여준 선의의 표시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중국은 반도체와 첨단기술 확보를 협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