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토피아·페렌벨 매각 성과 기대감 덕"
배당금으로 일부 투자금 회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최근 1조 원 규모의 6호 블라인드 펀드 모집을 클로징했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사업에 연이어 선정된 배경에는 크린토피아와 페렌벨의 성과 기대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JKL파트너스는 6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모집 금액은 9765억 원으로 당초 목표인 8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2020년 7500억 원 규모로 결성한 5호 블라인드 펀드보다 2000억 원 넘는 금액을 모집했다.
지난해부터 펀딩에 나선 JKL파트너스는 국민연금공단과 교직원공제회, 산업은행, 노란우산공제회, 산재보험기금 등을 주요 LP로 확보하면서 자금 모집에 순항했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대규모 자금을 모집한 이유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매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봤다. IB 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매각 예정인 크린토피아와 페렌벨의 성과 기대가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JKL파트너스는 2021년 인수한 크린토피아와 페렌벨에 대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먼저 크린토피아의 경우 JKL파트너스가 1900억 원에 인수했다. JKL파트너스 품에 안기기 직전인 2020년 크린토피아의 매출은 847억 원, 영업이익은 92억 원 수준이었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의미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152억 원이었다. 인수 4년차인 지난해에는 매출액 2798억 원, 영업이익 311억 원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에비타도 365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인수 당시 에비타 멀티플(EV/EBITDA)를 이번 매각에도 반영하면 몸값은 45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린토피아 매각주관사는 UBS와 삼일PWC가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페렌벨은 뷰티 브랜드 '썸바이미'를 주력으로 하는 화장품 기업이다. 최근 'K-뷰티' 매물이 인기를 끄는 만큼 페렌벨 매각도 흥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JKL파트너스는 2600억 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다. 페렌벨은 JKL파트너스 품 안에서 실적이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현금창출력은 우수한 편이다. JKL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페렌벨의 매출은 727억 원, 영업이익은 372억 원이다. 에비타는 385억 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963억 원, 영업이익은 325억 원, 에비타는 340억 원을 기록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현금창출력은 다소 감소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JKL파트너스는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도 착실히 했다. 먼저 크린토피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각각 배당에 70억 원, 300억 원을 사용했다.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투자금 중 370억 원을 배당으로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페렌델도 매년 수백억 원을 배당에 사용했다. 페렌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2월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직후 300억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70억 원, 220억 원을 배당했다. JKL파트너스는 배당으로 총 790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IB 관계자는 "JKL파트너스의 고관여 사후관리를 통한 가치제고를 LP들이 좋게 본 것으로 보인다"며 "출자 사업 선정도 이러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