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보복관세 시행 8월 초로 연기…협상 의지 재확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발효 하루 전 발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브뤼셀(벨기에)/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대미 보복 관세 시행 시점을 14일(현지시간)에서 8월 초로 연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이 전날 EU에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까지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산 수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에 대해 “우리도 보복조치를 8월 초까지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계속해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로써 EU의 대미 보복관세가 시행 하루 전날에 전격 미뤄지게 됐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우리는 항상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8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을 협상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미국이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210억 유로(약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출품에 대한 1차 보복 조치를 예고했으나,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대미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그 시행을 이달 14일까지로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EU 회원국의 작년 기준 미국과의 상품 교역액은 총 9759억 달러에 달해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유럽의 미국으로의 주요 수출품은 의약품ㆍ자동차, 항공기ㆍ화학제품ㆍ의료기기ㆍ와인과 주류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일에도 “EU만큼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 관행을 준수하는 경제권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미국과의 협상 타결 의지를 나타냈다.

EU 통상 장관들은 14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미국의 통상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