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의 도시’가 된 실리콘밸리…근로자들, 극한 스트레스 [AI 전환기 ‘책상 일자리’ 위기]

입력 2025-07-1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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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7-13 17:0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해고 두려움에 약물 사용 55%”
신뢰 기반 자유로운 분위기 사라지고
저성과자 해고 혈안⋯낙인 찍힐까 우려
복리 후생도 줄어…직원 사기 저하

▲컴퓨터 키보드 자판 위에 해고 글자가 놓여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컴퓨터 키보드 자판 위에 해고 글자가 놓여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문>
“AI는 더 이상 당신을 돕는 도구가 아니다. 당신을 대체할 준비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에서 돌고 있는 이 말이 더는 과장이 아니다. 2022년 기술업계 고용이 정점을 찍은 이후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등 빅테크마저 대규모 감원과 복지 축소에 나서면서 특히 화이트칼라들이 AI 전환기의 가장 직접적인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극단적 인력 재편은 고용시장 전반에 긴장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 본지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AI가 거대한 양극화와 불안의 그늘을 드리우는 현실을 조명해본다.

내가 지방 중소기업에서 실리콘밸리라는 역동적인 세계로 처음 옮겼을 때만 해도 ‘해고’나 ‘감원’과 같은 단어는 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용어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극명하게 현실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계정 관리 플랫폼 기업 옥타의 데니스 헨리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최근 링크트인에 올린 ‘보이지 않는 상처-테크기업 해고가 해고자와 남은 사람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글에서 실리콘밸리의 고용 현실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얼마 전만 해도 기술업계에서 일한다는 것은 고용 안정성과 높은 복지 혜택,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누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IT 근로자들은 해고에 대한 끊임없는 두려움, 더 긴 근무 시간, 동일한 급여에 비해 점점 더 늘어나는 업무량 등에 직면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기술 업계의 정리 해고 물결 속에서 실리콘밸리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2023년 발표한 ‘기술업계 정신 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직 근로자의 77%는 “해고의 여파로 정신 건강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55%는 “잠재적 감원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약물 사용을 늘렸다”고 인정했다.

저성과자 정리해고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유로운 분위기였던 실리콘밸리 기업 문화도 사라져가고 있다. 특히 대량감원이나 해고 등 조치는 비즈니스에 합리적일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 경력을 이어나가야 하는 해당 직원에게는 걱정스러운 낙인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에서 인사 담당 임원을 지낸 안나 타비스 뉴욕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해고는 그렇게 성과주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보통 이런 일은 비공개로 이뤄진다. 회사가 성과 때문에 직원을 해고한다고 세상에 알리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IT 기업의 채용 전략이었던 원격 근무는 사무실 출근 요구로 변화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복리 후생에 아낌없이 지출하던 모습도 사라져 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관대하다는 찬사를 받았던 육아 휴직 정책 일부를 철회했다. 메타는 몇 년 전 무료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를 폐지했다.

회사에 불만을 품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인공지능(AI) 관련 경험이 없는 기술직 종사자들은 기업이 몇 년 전과 같은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현 직장에 머무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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