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주(14~18일) 코스피는 3000~3250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정부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 등 정책 기대감과 증시에 유입 가능한 대기 자금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힌다.
12일 한국거래소에서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21.34포인트(3.97%) 상승한 3175.62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24.67포인트(3.18%) 올라 800.47을 기록하며 800선을 회복했다. 두 지수 모두 약 4%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심리 회복세를 나타냈다.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정책 모멘텀이 부각된 것이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NH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00~3250포인트로 제시했다. 정부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추진 등 정책 기대감과 증시에 유입 가능한 대기 자금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의 한국 관세 부과 서한 등 대외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관세 유예 기간이 8월 1일까지 연장되면서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NH투자증권은 실적 시즌에 들어선 만큼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뒷받침되는 업종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48조2000억 원으로, 일부 관세 노출 업종의 실적 하향 가능성이 지적됐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물가 재상승 우려도 제기됐다. CPI 상승률이 예상대로 반등하고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경우, 연준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상법 개정 수혜 기대가 반영된 중소형 지주회사, 증권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화장품, 바이오, 유통 등이 유망 업종으로 제시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예탁금 65조 원과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책 수혜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으로의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의 경우 AI 업종 중심의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미국 증시가 중기적으로 버블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과거 버블 국면들과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통적인 경기 지표인 고용과 소비는 둔화되고 있지만, AI·IT 업종은 꾸준한 이익 증가와 설비투자 확대를 이어가고 있어 기업이익과 경기 흐름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과거 1929년, 1999년, 2020년 등 주가 버블 사례들이 통화완화에 후행했음을 지적하며, 이번 역시 금리 인하와 특정 산업의 이익 집중이 겹칠 경우 ‘역실적 장세(실적은 나쁘지만 주가는 오히려 오르는 시장 상황)’가 아닌 ‘국소적 버블’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이클이 AI라는 구조적 성장동력이 이끄는 점도 주목했다. 연준이 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기술주 중심의 상승이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AI 업종은 여타 산업과 달리 경기와 무관하게 이익과 투자 확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닷컴버블·팬데믹 국면과 유사하다는 진단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투자자는 굳이 금리인하가 없어도 업황의 연속적인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다"라며 "만약 향후 급격한 금리 인하가 전개된다면 이는 역실적 장세가 아니라 버블의 신호탄이 될 공산이 커보인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