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람 잘 드는 옷차림 권고
중국, 폭염 수당에도 고용주 눈치에 현실적 어려움
미국, ‘버디 시스템’ 등 주마다 다양한 대책

A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기온이 7일 40도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의무적인 근무 중단을 명했다. 노동 당국은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육체노동과 음식 배달 서비스를 대상으로 중단을 시켰다. 중단은 주로 그리스 중부와 여러 섬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른 고용주들에겐 재택근무를 옵션으로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
기록상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보냈던 일본은 이달 들어서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전국 47개 현 중 30개 현에 올해 최고 수준의 열사병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런 탓에 지난달 일본 정부는 열사병 보호 조치를 시행하도록 기업에 요구하는 노동 안전 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고용주는 야외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이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도록 하고 햇빛을 차단하는 천장을 작업장에 설치해야 한다. 에어컨이나 그늘이 있는 휴식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당국은 건설 현장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나 질환자의 약 20%가 건설 노동자였다. 같은 해 전체 열사병 발병 건수는 10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폭염에 사상자가 속출하는 인도는 4월 폭염 대책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공공장소에 냉수기 3000개 설치 △지붕 달린 버스 정류장 조성 △공사 현장 운영 시간 조정 △시민들에게 폭염 주의 안내 문자 발송 등이 골자다.
그러나 6월이 되도록 해당 계획들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비판했다. 냉수기는 약 20곳에만 설치됐고 지붕 달린 버스 정류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사 현장에는 그늘이나 대피소 등이 부분적으로 제공됐을 뿐이다.

미국에선 주마다 다른 대응책을 시행 중이다. 워싱턴주는 야외 작업 시 폭염 규칙 발동 기준 온도를 화씨 80도(섭씨 약 26.7도)로 낮추고 이를 넘으면 유급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작업자의 열 적응 훈련과 동료들이 서로 상태를 살피는 ‘버디 시스템’도 연중 시행하고 있다. 네바다주는 4월부터 새로운 규정을 시행해 고용주가 반드시 작업 위험 분석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고용주는 폭염 안전 계획을 서면으로 수립하고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단계별 통제 수단을 적용해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늘자 최근에는 연방차원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야외ㆍ실내 작업 환경에서의 폭염 관련 질병 예방 규칙을 제정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청문회를 열고 있다. 연방 관보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10차례 청문회를 통해 피해 사례 등을 수집했고 이달에도 1~2일 청문회를 열었다. 9월 3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후 규칙을 제정할 계획이다.
OSHA는 성명에서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기상 조건 중 하나인 폭염은 사망 원인 1위”라며 “작업장에서의 과도한 더위는 열사병을 비롯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여러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