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원자재비·인건비 부담 커져
"실질적 부담 줄여줄 정책 필요"

국내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올해 하반기에도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원자재비·인건비 및 금융비용 부담 등이 경영 환경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6.8%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매출 감소 폭은 평균 15.2%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61.0%는 하반기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평균 7.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증가를 예상한 응답 비율은 39.0%에 그쳤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가장 큰 경영비용 부담 요인은 △원자재·재료비(22.4%) △인건비(22.3%) △임차료(18.2%) △대출상환 원리금(13.0%)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의 평균 대출금액은 1억360만 원, 월 이자 부담액은 81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연평균 금리는 9.4%에 달했다. 한경협은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4.5%이고, 500만 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가 6.8%인 점을 감안할 때 자영업자들이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금융 부담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는 43.6%에 달했다.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7.0%) △자금사정 악화 및 이자 등 대출상환 부담(15.1%) 원재료비 등 원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13.8%) △임차료·인건비·공공요금 등 비용 상승(12.4%) 등이 지목됐다.
경기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자영업자의 44.8%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라고 응답했다.
최근 가장 큰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감소(36.2%)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부재료 매입비 부담(25.1%)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11.7%) △만기 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 및 금리 부담(9.4%) 등이 꼽혔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매출 증대를 위한 대책으로 △소상공인 사업장 신용카드 소득공제율·한도 확대(30.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지역별 소규모 골목상권 육성(17.1%) △소상공인 전용 디지털플랫폼 구축 및 공공판로 확대(14.3%)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 및 가맹점 확대(13.6%) 등도 제시됐다.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세금 납부 유예 등 세제지원 강화(22.2%) △원부자재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가격 안정화(20.7%) △상가 임대차 보호 대상 확대 및 임대료 지원 강화(18.7%)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비용 지원 확대(17.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금융 지원 대책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저금리 정책자금 확대(27.4%)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21.7%) △폐업 소상공인·자영업자 재취업·재도전 금융지원 확대(15.7%) △소상공인 정책금융 전문기관 설립(12.0%) 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 위축, 구조적 내수 부진으로 인해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실질적인 경영·금융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경협도 국내 관광 활성화 등 내수진작을 통한 자영업자 경영환경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