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도 비중국산 밸류체인 구축 속도

태양광 ‘빅2’인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가 올해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반의 세제 혜택 효과를 톡톡히 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반면,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여파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OCI홀딩스는 66% 급감한 305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분기(487억 원)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한화솔루션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은 미국 내 모듈 공장 가동 확대에 따른 IRA상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다. NH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의 올해 2분기 AMPC 수령 예상액이 약 198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분기에는 1839억 원의 AMPC 혜택을 받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대규모 감세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른 IRA 혜택 축소 흐름도 오히려 단기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BBBA에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치에 대한 투자세액공제(ITC) 종료 시점을 기존 2032년에서 2027년 말로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ITC 일몰 시점이 앞당겨지며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조기 착공에 나서는 프로젝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은 직접적인 ITC 수혜 대상은 아니지만,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발전사업자들의 비(非)중국산 셀·모듈을 선호 현상까지 더해지며 단기적으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RA과 마찬가지로 OBBB에도 중국산 부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OCI홀딩스는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황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프리미엄에도 지난해부터 시행된 미국의 동남아 4개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대상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고객사 수요가 감소했다.
다만 OCI홀딩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내 현지 생산 기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태양광 셀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 연 1기가와트(GW)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하반기 1GW 이상 증설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부터 셀, 모듈, 발전 사업까지 이어지는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향후 웨이퍼 사업 확대 기회도 모색하고 있으며, 폴리실리콘부터 웨이퍼, 셀까지 비중국산 소재 수직 계열화가 구체화되면 업스트림에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