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북한군은 소련의 지원을 받은 T-34 전차를 몰고 남하했는데요. 대한민국 국군은 구식 대전차 무기인 M1 바주카와 57mm·75mm 무반동총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상대 탱크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 수단이 부족했던 국군은 수많은 전장에서 고전했는데요. 이 경험은 이후 한국군 무기체계 발전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죠. 그 염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3세대 보병용 대전자 유도무기 '현궁'입니다.
현궁이라는 이름에는 '빛의 활'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표적을 타격하는 첨단 유도미사일의 기술적 특성과 한국 전통 무기 '활'의 특성이 잘 반영됐는데요.
한국전쟁 후 국군은 미국산 토우(TOW), 러시아제 메티스-M 등 외국산 대전차 미사일을 도입해 전차 방어 능력을 보완했는데요.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과 전력 독립을 위해 국산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대한민국은 2000년대 들어 북한의 기갑 전력 증강과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대전차 미사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는데요.
2007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고 LIG넥스원, 한화가 참여해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유도 미사일 현궁의 개발이 시작됐죠.
현궁은 약 8년에 걸친 연구와 시험을 거쳐 2015년 개발을 완료했고 2016년부터 양산에 돌입해 2017년 실전 배치에 성공했습니다.
현궁은 출시 직후부터 세계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2015년 발발해 지난해까지 이어진 예맨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적극 활용하면서 유명세를 치렀죠.
미국의 대전차 유도무기인 재블린 대신 현궁을 보급받은 사우디군은 이후 재블린과 현궁을 비교했고 현궁이 더 우수한 미사일이라고 할 정도로 고평가를 받았는데요. 출시하자마자 실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궁은 '쏘고 나서 깜빡해도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는 뜻의 파이어 앤 포겟(Fire & Forget) 방식의 적외선 영상 유도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발사 후 사수가 즉시 엄폐할 수 있어 생존 가능성이 높죠.
직사와 탑어택(상부공격)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만큼 북한의 전차 외에도 상부공격 루트를 통해 더 강한 내구도를 자랑하는 적의 전차를 분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데요.
현궁은 북한군의 신형 전차와 장갑차, 지하 벙커 등 다양한 목표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죠. 주·야간 즉시 발사가 가능한 비냉각식 전하결합소자(CCD)와 가시광선 카메라를 채택했는데요.
이중 탄두를 적용해 반응장갑을 격파한 뒤 주 장갑을 관통할 수 있고 보병 휴대와 전술 차량 탑재 모두 가능해 운용 유연성도 뛰어나죠.
현궁의 실전 배치는 한국군 대전차 방어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습니다. 기존의 토우, 메티스-M, M67·M40 무반동총 등 노후화된 외산 무기들을 대체하며, 보병 전력의 생존 가능성과 기동성을 크게 높였죠.

다만 세부 성능과 운용 환경에서 차별점이 존재하죠. 재블린과 스파이크는 사거리, 관통력에서 현궁보다 우위에 있는데요. 차량, 헬기, 드론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고 네트워크 연동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죠.
스파이크 시리즈는 최대 10km에 달하는 장거리 사격, 실시간 영상 송출, 다중 표적 교전 등 첨단 네트워크 기능으로 유명한데요. 재블린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실전 경험과 신뢰성을 입증했으며, 고성능 유도·탑어택 기능으로 세계 각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반면 현궁은 경량화, 운용 편의성, 가격 경쟁력에서 두 미사일을 앞섭니다. 22kg이 나가는 재블린에 비해 13kg의 무게는 보병이 운용하기에 부담이 적은데요. 산지가 포진된 한반도 지형상에서도 보병이 짊어지기에 적합합니다. 주·야간 즉시 발사가 가능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죠.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인데요. 현궁의 1발당 가격은 약 1억 원 수준으로 미국의 재블린(약 2~3억 원), 이스라엘의 스파이크(2억 원 이상)와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따라서 가성비와 대량 운용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데요.
재블린, 스파이크보다 실전 능력은 적게 검증됐지만 예멘 내전 등에서 사용되며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대전차 유도 미사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을 받은 무기 중 하인데요. 러시아의 전차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이 대전차 유도 미사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이죠.
개전 초기 2개월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휴대한 미국제 '재블린', 영국제 'NLAW' 등 휴대용 대전차 유도 미사일 등에 의해 잃은 전차는 적게는 480대, 많게는 1000대로 추산될 정도였습니다.
재블린을 필두로 대전차 무기에 관심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현궁의 수출 길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LIG넥스원은 남중국해 분쟁으로 무기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필리핀에 추가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시장도 적극 진출 의지를 표명했죠.
현궁의 수출 길이 열리게 된다면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독자적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현재 현궁은 중동,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수출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상징하는 대표 무기로 떠올랐죠.
과연 현궁이 국산 무기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현궁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