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에 이익이 되는 무역협정 적극 모색할 것
참의선 선거 앞두고 통 큰 양보 사실상 불가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과의 상호이익이 되는 무역 협정을 위해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 전까지 이시바 내각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통 큰 양보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상호관세 25% 발표 이후에도 일본 내각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일본산 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사실상 이를 ‘상호관세 3주 유예’로 판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리(미국)가 수용 가능한 제안을 하면 (관세)시행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각료 회의를 통해 “7차에 달하는 무역협상으로 30~35%에 달하는 높은 관세는 일단 피할 수 있었다”며 “미국이 8월 1일까지 무역협상을 빠르게 진행하자고 제안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반응에 따라 미국의 관세 서한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라며 “일본의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협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이 당분간 쉽게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먼저 일본은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시바 내각이 자칫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통 크게 양보할 경우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시바의 여당 연합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본격적인 협상은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7월 말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지루한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은 요동쳤다. 미국의 상호관세 25% 발표에 일본 정부가 “협상 지속” 의지가 밝혔음에도 달러 가치는 치솟았다. 거꾸로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상호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국 1달러는 2주 만에 최고치인 146.44엔까지 치솟았다.
간사이미라이은행은 “25% 상호관세 부과로 일본은행(BOJ)은 7월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단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철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일본 정부가 환율에 개입할 여력과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가토 가쓰노부 재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할 계획이지만, 환율문제에 관련해 협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상호관세와 일본의 금리 인상, 일본 참의원 선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일본 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4~6월)에도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5월 실질임금은 거의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명목임금 상승률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았다는 의미다.
SMBC 닛코 증권은 “미국의 25% 관세로 인해 2026년 3월에 끝나는 현재 회계연도의 일본 경제 성장률이 0.26%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종합연구소 역시 “30~35%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25% 관세는 여전히 수출업체의 수익을 최대 25%까지 손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