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불확실성↑…반도체·소비심리 회복 등 긍정 지표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가 건설업 부진,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8일 공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되며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과 미국의 관세 정책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생산 증가세도 전반적으로 약화하며 경기 회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 6월호'에서 비슷한 이유로 "경기 전반이 미약하다"고 봤다.
경기 부진은 주요 지표에서 드러난다.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건설업생산(-20.8%)이 극심한 부진을 이어간 가운데 양호한 증가세를 보인 광공업생산이 대폭 조정(5.1%→0.2%)되면서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8.1%)가 강세를 보였지만 자동차(-3.2%), 금속가공(-4.9%), 의약품(-10.7%) 등이 감소하며 증가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3.6%), 보건·복지(7.1%) 등이 증가했지만 도소매업(-1.6%), 사업시설관리(-3.0%) 등이 감소하며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소비는 미약한 흐름이지만 소비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5월 소매판매(-0.2%)는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승용차(13.4%)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가구(-10.8%), 화장품(-8.5%), 가전제품(-6.1%) 등 타 품목 부진으로 소폭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108.7)는 전월(101.8)에 이어 대폭 상승했다. 고금리 기조 점진 완화, 1인당 최대 55만 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확장재정을 통한 고강도 소비 진작책을 담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5월 설비투자(7.5%)는 반도체,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0.6%) 투자는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5월 건설기성(-20.8%)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축부문(-23.3%)은 주거·비주거용, 토목부문(-12.8%)은 플랜트를 중심으로 각각 부진했다.
미국발 관세 인상 영향으로 수출도 타격을 입었다. 6월 수출은 선박(67.4%)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며 전월(-1.3%)보다 높은 4.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중심의 ICT 품목(8.6%) 증가세도 유지됐지만 그 외 품목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16.1%)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1.9%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고 대중 수출(-0.4%)도 반도체(-6.2%) 부진 여파로 소폭 줄었다.
KDI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협상이 지연되는 등 통상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면서 "다만 반도체 수출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고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지표도 일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