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맞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미소 짓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증권사들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IPO 주관 수수수료 외에 투자 수익도 함께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총 13곳(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제외)이다. 지난달 5곳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기점으로 상반기 다소 주춤했던 IPO 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LG씨엔에스와 서울보증보험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하반기에도 대어(大漁)급 상장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 상승과 함께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데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어 IPO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침체 지속으로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증권사들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IPO 주관 외 비상장사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증권사는 IPO 수수료와 상장 이후 지분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도 함께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IPO 주관 업무는 난이도에 비해 성과 수수료가 크지 않아 최근 증권사들은 비상장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기업이 비상장 상태일 때부터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후속 IB 업무까지도 성사시킬 수 있어 이에 집중하는 증권사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단순 주관 업무만으로는 지속해서 성장할 수 없다"며 "상장 전부터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면서 기업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프리IPO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기존에 한 본부에서 병행하던 상장 업무와 프리IPO 투자 업무를 분리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삼현과 디앤디파마텍 등을 통해 상장 주관 수수료와 지분투자 수익을 모두 거둔 경험이 있다. 이외 미래에셋증권은 IPO본부 내에 프리IPO만 담당하는 별도 솔루션팀을 만들었다. 또 KB증권은 성장투자본부를, NH투자증권은 신기술투자금융부를 통해 비상장사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이 투자한 기업 중 IPO 절차에 돌입한 비상장 기업은 △에임드바이오(미래에셋증권) △페스카로(한화투자증권) △노타(미래에셋증권) △세레신(BNK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리브스메드(NH투자증권) △지투지바이오(미래에셋증권) △그래피(흥국증권·KB증권) △뉴로핏(KB증권) 등이다. 이 중 에임드바이오는 지난달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페스카로와 노타, 세레신, 리브스메드 등은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래피, 뉴로핏, 지투지바이오 등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 등을 통한 공모 투자자 모집 절차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