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낮은 멕시코 등서 ‘스윙생산’
美 수출·생산 전략 전면 재조정
日 혼다 본사 찾아 ‘전장 세일즈’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인수
유럽 냉난방공조 시장 공략 강화

LG전자가 미국발 관세 인상에 맞서 수출 전략 전면 재조정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냉난방공조(HVAC) 등 신사업을 앞세워 불황을 타파할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발 관세 정책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생산 물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스윙 생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 상무부는 50%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등을 추가하면서 LG전자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멕시코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LG전자는 멕시코 공장 생산량을 점차 늘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에서 TV를, 몬터레이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도 확대한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 생산 라인 가동률을 점차 높이고 있다. 해당 공장 인근에 5만㎡의 대규모 창고도 조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관세 대응에 앞선 선제적 조치로 향후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관세 리스크 완화를 위해 생산지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관세 대응과 동시에 신성장 동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이번 주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 본사에서 비공개 ‘테크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전장 세일즈에 나선다. 이를 위해 6일 권봉석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을 비롯해 조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등 그룹 최고 경영진이 출국했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부터 램프, 파워트레인, 인캐빈 센싱(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등 다양한 솔루션을 고루 갖췄다. 전장사업은 안정적 수주잔액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 증가 및 운영 효율화로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었다.

HVAC 역시 LG전자가 올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쳐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0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인수하면서 칠러부터 고효율 히트펌프 솔루션까지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OSO는 유럽에서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 1위 기업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 지역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행사인 ‘LG HVAC 리더스 서밋’도 잇달아 개최하면서 글로벌 고객사와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이번 달에는 중남미 컨설턴트를 파나마로 초청해 교류를 이어간다. 이 외에도 가전 구독, 웹OS 등 계절적 요인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사업에도 집중한다. 구독 사업의 경우 매출 1조 원 ‘유니콘 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올해 해외 진출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