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신당 창당 여론조사...‘아메리카당’ 현실화될까

입력 2025-07-0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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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은 물어보기 완벽한 시기”
상원 2∼3석 집중 등 전략 제시
트럼프 OBBBA 법안 서명식 견제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등을 마주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러스트 이미지.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등을 마주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러스트 이미지. (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아메리카당’ 창당에 대한 여론조사를 개시하는 등 신당 창당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독립기념일은 미국의 양당제(일부는 단일당이라고 부름)로부터 독립을 원하는지 물어보기에 완벽한 시기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메리카당을 창당해야 합니까’라는 물음에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온라인 투표창을 개설했다.

그는 또 “상원 2∼3석과 하원 8∼10곳에 집중한다면 논란이 되는 법안에 대한 결정적인 투표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머스크가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내년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창당 등의 방법을 통해 캐스팅보트 권한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신당 창당 아이디어를 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대규모 감세안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법은 전일 하원을 통과하면서 의회 문턱을 넘었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식을 거치면 입법된다.

머스크는 최근 OBBBA에 대해 연일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내왔다. 특히 신당 창당 가능성과 함께 관련 법안에 관여한 의원들을 향해 내년 중간선거에서 낙선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머스크는 1일에는 엑스에 “이 법안으로 정부 부채 한도가 5조 달러 늘어났는데, 정부효율부(DOGE)가 1600억 달러를 절약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노력은 헛수고일 뿐이다“라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른 머스크는 5월 말까지 약 넉달 동안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정부조직의 인원 축소와 지출 삭감을 수행했다.

이에 CBS뉴스는 “머스크가 실제로 신당 창당을 실행에 옮길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현실화하는 일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면서 “복잡한 주(州)별 법률과 까다로운 선거 등록 절차, 치열한 법적 공방을 뚫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에게조차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먼저 50개 주의 법률과 연방 규정이라는 미로를 뚫어야 한다. 브렛 카펠 선거전문 변호사는 “정당은 각주의 법률에 의해 탄생한다”면서 “각 주마다 정당을 인정하는 기준은 다르며, 그 문턱은 매우 높고,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령 캘리포니아에서는 신당이 공식 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 전체 유권자의 0.33%인 약 7만5000명을 정당 회원으로 등록시키거나, 유권자 1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후에도 정당 지위를 유지하려면 유권자 등록 비율을 유지하거나 주 단위 선거에서 2% 이상 득표해야 한다.

또 전국 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연방선거위원회(FEC)로부터 자문 의견도 받아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민주당과 공화당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주마다 서명 위조 시비 등 법적 소송이 따라 붙을 수 있어 막대한 법률 비용이 소요된다.

카펠 변호사는 “모든 주의 주법은 두 주요 정당에 유리하게 편향돼 있다”고 언급했다.

정당을 창당하는 데 드는 높은 비용은 머스크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도 있다. 포브스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3500억 달러가 넘는다. 머스크는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2억77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약 2억3900만 달러(약 2400억 원)는 머스크가 설립한 정치활동위원회인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을 통해 집행됐는데, 이 위원회는 경합주 전역에서 광범위한 유권자 투표 독려 운동을 지원했다.

비용은 그렇다치더라도 제3당 창당에 소요되는 시간은 만만치 않다. 카펠은 “머스크가 특정 주에서 몇몇 유력 후보를 투표용지에 올리는 것은 어렵더라도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전국 정당을 만드는 데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2026년 중간선거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전국 정당을 창당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증거는 기존 제3당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보면 알 수 있다고 CBS는 소개했다. 녹색당과 자유당은 각각 수십 년 전에 창당됐으며, 지금도 주별로 투표권과 정당 인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머스크가 OBBBA에 날선 반대 의견을 공식 표명하는 것은 전기차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언급했으며, 1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미국 시민권자인 머스크의 추방할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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