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코플랜트가 건설과 환경 중심의 기존 이미지를 벗고 반도체 중심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핵심 사업 구조를 전면 재편하며 SK그룹 내 반도체 인프라 사업을 주도하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 SK는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이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이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연말까지 편입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편입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설계·조달·시공(EPC)은 물론 반도체 소재 제조, 산업용 가스, 유통 등 반도체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장하게 됐다. 지난해 편입한 에센코어, SK에어플러스까지 더하면 그룹 차원의 반도체 수직계열화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반면 환경·에너지 부문은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환경 자회사인 리뉴어스, 리뉴원의 매각 또는 유동화를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20년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했던 상징적인 자회사로 이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며 ‘환경·에너지 전문기업’ 도약을 선언했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리뉴원은 988억 원, 리뉴어스는 30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택부문도 축소 기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1조 원을 넘게 하던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올해 들어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면목7구역 재개발 한 건에 그치며 약 300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반기 역시 별다른 대형 수주전 참여 계획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주택 부문에서의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같은 체질 개선이 결국 IPO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편하고 비효율 자산을 정리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IPO에서 약 1조6000억 원을 유치하며 재무적 투자자(FI)들과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다. 이는 의무 조항은 아니지만 시한을 넘길 경우 첫해 5% 우선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3%포인트(p)씩 배당률이 상승하는 구조가 적용돼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환경 사업부문은 축소 수순을 밟고 있지만 주택 부문은 여전히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는 선별적 수주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을 위한 준비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은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