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손자'가 돌아왔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장타 두 방 포함 3안타 맹타로 긴 침묵을 깼다. 사이클링 히트에 단 한 걸음 모자란 폭발이었다.
이정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시즌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시작부터 달랐다. 1회초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의 초구 시속 92.6마일(약 149km) 포심 패스트볼을 노려쳐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타구 속도는 약 163km(101.3마일), 비거리는 117.9m(387피트)에 달했다.
이 3루타는 이정후의 시즌 7번째 3루타로 내셔널리그 전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1루 주자 플로레스가 홈을 밟으며 이정후는 35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4회에도 장타가 이어졌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켈리와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88.5마일(약 142.4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생산했다. 두 타석 연속 장타였다. 비록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은 없었지만 타격감은 확연히 살아 있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안타를 추가했다. 제이크 우드포드의 몸쪽 컷 패스트볼을 1루수 방면으로 강하게 밀어쳐 내야안타로 연결했다. 공은 1루수를 맞고 굴절되며 유효타로 기록됐다. 마토스의 볼넷으로 2루에 나간 이정후는 베일리의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아 이날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대케 했으나 아쉽게도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연장 10회초, 이정후는 2루 주자로 출발해 라모스의 내야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고, 베일리의 희생플라이에 결승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접전 끝에 6-5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정후는 이날 5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고 멀티히트 경기는 지난달 5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약 한 달 만이었다. 시즌 타율은 0.240에서 0.246(313타수 77안타)으로 상승했고 OPS는 0.721이 됐다.
6월 한 달간 타율 0.143(84타수 12안타)에 머물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정후는 전날(2일) 경기에서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고 이 하루 쉼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46승 41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지켰다. 2위 샌디에이고와는 0.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