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언어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와 사회적 맥락까지 이해하는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선다.
2일 마니쉬 굽타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한 언어 이해를 넘어 문화적 측면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주요 소스 중 하나가 유튜브”라며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어조로 말하는지, 윗사람을 대하는 행동은 어떤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투입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러한 AI가 각자 현실의 다양한 과제를 도와주는 강력한 디지털 어시스턴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굽타 디렉터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연구 프로젝트 ‘알파폴드'(AlphaFold)’를 예로 들며 “과거에는 새로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히 데 3~5년의 연구와 고가의 실험 장비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알파폴드를 통해 몇 초 만에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이미 전 세계에 알려진 약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AI로 예측해 이를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했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치료, 신약 개발, 환경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치열한 AI 경쟁에서 자사의 강점으로 글로벌 수십억명의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쌓는 인사이트를 꼽았다. 굽타 디렉터는 “구글에서는 20%~30% 나아지기 위해 기술 개발이 아닌 10배 이상의 혁신을 추구하는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이 전통”이라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 랩스 디렉터는 “제미나이를 비롯한 구글의 AI 기술은 단기간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역량과 기술 인프라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기초 연구에서부터 칩(TPU), 클라우드 인프라,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 스택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덕분에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실행 효율성, 비용 경쟁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AI의 발전이 인간의 창의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굽타 디렉터는 “구글은 AI를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역량 강화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보고 있다”면서 “AI 모델을 통해 예술가들이 기존에 하지 못했던 여러 시도를 할 수 있고, 영감을 주는 배경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구글의 AI인 제미나이가 한국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챗GPT 등에 비해 점유율이 낮다는 지적과 관련해 토쿠미네 디렉터는 초기 시장 선점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로, 많은 (성장) 여지가 있다”며 “인터넷과 모바일에 이은 생성형 AI 붐에서도 더 많은 제품이 개발되고 기술 자체도 더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글은 간담회에서 AI 연구 프로젝트 알파폴드를 비롯해 AI 모델 제미나이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했다. 한국어를 포함해 76개 언어로 제공 중인 AI 기반 연구·노트 작성 도구인 '노트북LM'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