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국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국내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일부 해외 거래소는 불법 영업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 거래소들은 유명인을 앞세워 한국인 모객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MEXC, 페멕스, BTCC 등 국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들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금융당국의 제재에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내국인 대상으로 모객을 진행하고 있어 추후 피해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월 외국 가상자산사업자 17곳을 특정해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신규로 설치할 수 없고 기존 사용자의 업데이트를 막은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한국어 제공, 내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 원화 결제 지원 여부 등을 고려해 해당 사업자를 특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국내에서 가상자산 매매 중개, 보관, 관리 등의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정식 신고하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고 영업을 하면 불법 영업으로 간주해 형사처분 및 행정제재 대상이 된다.
이 밖에도 FIU는 앱 차단 외에도 웹 차단 방식의 제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U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논의 중인 단계”라고 답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영업의 방식은 진화하고 있다. 한 외국 가상자산거래소는 올 초 유명 인터넷 방송인이 만든 코인 프로젝트에 85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모의 투자 플랫폼을 통한 트레이딩 교육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해당 거래소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 거래소는 언론을 통해 두 달 동안 인터넷 방송으로 모집한 한국인들이 376억 달러(약 56조 원)의 선물거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 거래소의 가입 코드를 모아 제공해주는 사이트도 있다. ‘셀퍼럴X’라는 사이트를 통해 국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소에 가입하면 거래 수수료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거래 수수료의 일부도 할인받는다. 해당 사이트에 소개된 해외 거래소 대부분은 3월 FIU의 접속 차단 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업계는 “FIU가 하루빨리 해외 거래소의 불법 영업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자 보호 명목으로 해외 거래소 17개에 대해 불법 영업을 특정해 접속 차단을 시행했지만 여전히 불법 영업을 일삼는 해외 거래소는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모를 투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과 특금법을 위반한 해외 거래소들의 우회적인 불법 영업에 대해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하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은 “규제기관은 규제 대상의 영업 방식을 연구하고 조사해 업계와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결론으로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한다”며 “결론을 이른 시일 내 내리지 못한다면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기관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