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 슈퍼사이클, 2년치 일감 확보”…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열일 중'

입력 2025-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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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생산동 준공률 '60%'⋯10월 첫 생산 앞둬
2027년 매출 '1조 원' 목표, 2년 일감 채워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2생산동 건설현장 전경. (자료제공=LS일렉트릭)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2생산동 건설현장 전경. (자료제공=LS일렉트릭)

초고압변압기 수주량이 많아 현재 외부에 있는 창고 네 곳 모두 꽉 찬 상태입니다. 2생산동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두 배 이상 많아질 전망입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관계자)

27일 찾은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내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2생산동 건설현장. 연면적 5463평에 달하는 이곳은 여름 무더위도 잊을 만큼 작업 열기로 가득했다. 200여 명에 달하는 공사장 인부들은 아침 7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그야말로 매일 풀근무중이다.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2생산동의 조기 완공이 곧 경쟁력이라는 게 LS일렉트릭의 설명이다.

최형석 LS일렉트릭 부산 초고압변압기 제조팀장은 “2공장 준공률은 60%다. 현재 콘크리트 철골 작업은 마무리가 됐고, 판넬을 덧대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9월 중 공사를 마무리한 뒤, 곧바로 설비를 세팅해 10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1년 110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생산기지다. HVDC는 기존 교류(HVAC)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다. 이곳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는 주로 132~550kV의 초고압변압기(HVTR)를 생산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자료제공=LS일렉트릭)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자료제공=LS일렉트릭)

1생산동의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 원에 달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있고, 북미 노후 전력망의 교체 주기까지 도래하면서 변압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산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변압기 가운데 70%가 수출용인데, 이 중 90% 이상이 북미로 나간다. 물들어올 때 노 젓듯, LS일렉트릭은 1008억 원을 추가 투자해 2생산동을 구축하고 있다. 2생산동은 1생산동보다 1.3배 넓고, 생산 능력은 2.3배 높다. 인력도 400명 이상 더 채용할 예정이다.

문성윤 LS일렉트릭 부산 생산기획팀장은 “현재 2년 치 예약이 이미 다 차 있는 상황”이라며 “2생산동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울산 사업장과 합한 생산 능력이 올해 3500억 원에서 2027년에는 7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2생산동 조감도 (자료제공=LS일렉트릭)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2생산동 조감도 (자료제공=LS일렉트릭)

◇“변압기 제작에 반년”…2027년 매출 ‘1조 원’ 목표

▲LS일렉트릭 작업자가 권선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LS일렉트릭 작업자가 권선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실제로 1생산동에서는 150여 명의 작업자가 공정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주형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는 고객사별로 원하는 설계가 완전히 달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어렵다. 20년 이상의 고숙련의 작업자들이 수작업해야 하는 이유다. 작업장 위쪽 벽면에는 ‘불가능은 없다! 2027년 매출 1조 원 목표 달성!’이라는 표어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어, LS일렉트릭의 뜨거운 열정과 목표를 향한 결연한 의지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다.

안전모와 방진복을 입고 에어샤워를 마친 뒤 권선 공정 라인에 들어가자 작업자들이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만 한 두께의 동각선(순도 99.999% 이상 순동)을 거대한 권선기에 돌돌 감고 있었다. 권선은 전류가 흐르는 길로, 인체에 비유하면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수평·수직 권선기에 코일을 2000~3000바퀴를 감아야 비로소 전류가 고르게 흐르게 된다.

▲최형석 LS일렉트릭 부산 초고압변압기 제조팀장이 권선 작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최형석 LS일렉트릭 부산 초고압변압기 제조팀장이 권선 작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권선 작업을 마치면 규소 강판을 설계 치수로 잘라 적층하는 ‘철심 공정’, 적층된 철심에 권선을 조립해 회로를 구성하는 ‘본체 공정’, 본체에 함유된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진공 건조’ 등을 거친다. 이후 건조된 본체를 탱크 안에 넣고, 각종 외부 기기까지 설치하는 총 조립 공정을 거쳐 낙뢰 수준의 전압으로 타격하는 최종 시험을 통과하면 비로소 초고압 변압기가 완성된다. 345kV 변압기의 경우 높이는 12m로, 아파트 4층 높이에 육박하고, 무게는 280톤에 달한다.

최 팀장은 “변압기는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며 “자재 공급부터 최종 시험까지 총 여섯 달이 꼬박 걸린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이 본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작업자들이 본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제공=LS일렉트릭)

북미 시장 매출이 크게 늘면서 LS일렉트릭 실적도 오름세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5518억 원, 영업이익 389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6%, 19.9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6월 기준 1년간 해외 매출이 9억768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9억 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핵심 사업 중심으로 본격 성장의 시대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 수요 확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사업 성장세를 이어갈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자료제공=LS일렉트릭)
▲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자료제공=LS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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