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 목적 정보 검색>문서 작성>번역>정서적 대화 순
AI 하나론 부족해⋯ 2개 이상 쓰는 사람 10명 중 4명 이상
여성 10·20대 절반은 AI와 상담하고 정서적 대화 나눈다
이에 본지는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한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기점으로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10~69세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I 대중화에 따른 대국민 인식 조사(신뢰수준 80%·표본오차 ±2.0%p)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AI 패권 경쟁에서 우리 국민의 ‘AI 일상화’를 집중 조명하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 조사 개요
○모바일 설문조사 지원: 오픈서베이
○조사 기간: 2025년 6월 2~4일
○조사대상 및 표본수: 10~69세 패널 1000명
○표본추출방법: 인구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추출
○표본오차: 80% 신뢰수준에서 ±2.03%p

#1. A씨는 요즘 AI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고 말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챗GPT에 “오늘 외신 뭐 떴어?”라고 묻자 세계 주요 뉴스가 알림처럼 요약돼 도착한다. 며칠 전엔 연락 끊긴 대학 동창에게서 청첩장이 날아왔다. 축의금 얼마를 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지자 망설임 없이 AI에 물었다. AI는 관계, 지역, 평균 사례를 계산해 “10~15만 원 사이가 적절합니다”라고 추천했다. 가장 의지되는 건 감정이 복잡할 때다.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AI는 A씨의 ‘감정 쓰레기통’이자 전략 코치가 된다. AI는 고민을 경청하고 공감해주고 마지막엔 조심스럽게 조언까지 건넸다. A씨는 요즘 AI를 비서·상담사·친구 그 이상이라고 부른다.
#2. B씨는 6월 유럽 여행 중 비행기를 놓치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숙소에서 늦게 출발한 탓에 공항까지는 분 단위로 쫓기는 상황. 택시 안에서 손은 덜덜 떨리고 머릿속은 새하얬다. ‘XXX항공 비행기 놓쳤을 때’, ‘비행기 재탑승 방법’ 등 다양한 검색을 입력했지만 오래된 후기만 나올 뿐. 결국, 마지막으로 챗GPT를 열었다. AI는 당황한 B씨에게 차분하게 항공사와 항공편 정보를 묻고 곧바로 “해당 항공사는 5월 1일부터 새 규정을 시행 중입니다. 출발 40분 전 이후~출발 1시간 후까지는 100유로 수수료를 내고 재탑승이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공항 카운터로 가시거나 고객센터에 연락하세요.”라고 설명했다. B씨는 안내대로 카운터에 뛰어갔고 100유로만 내고 같은 목적지행 다음 비행기 티켓을 확보했다. 하마터면 수백 유로를 날릴 뻔했지만 단 2분 만에 AI가 ‘딱 한 달 전 새로 바뀐 정책’을 정확히 알려준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A씨와 B씨처럼 AI를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니라 일상을 함께하는 ‘디지털 동반자’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생성형 AI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조언을 구하고 고민을 나누는 존재로 확장되며 디지털 인간관계의 일부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본지가 6월 2일부터 4일까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운영업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만 10세부터 69세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I 이용 행태조사(신뢰수준 80%·표본오차 ±2.0%p)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전체 응답자의 63.9%가 생성형 AI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실제 이용자 중 71.4%가 ‘주 2회 이상’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는 ‘주 4회 이상’ 생성형 AI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대 44.2%, 20대 46.8%, 30대 35.6%로 나타나며 젊은 층일수록 사용 빈도가 높았다. 반면 40대는 19.5%, 50대 29.9%, 60대는 13.4%로 연령이 높을수록 이용률이 눈에 현저히 낮아졌다.
눈에 띄는 점은 10·20대에서 매일 AI를 사용한다고 밝힌 비율이 각각 18.9%, 21.6%에 달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AI 사용이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배경에는 생성형 AI 특유의 ‘대화형 상호작용’ 구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신저, SNS, 라이브챗 등 텍스트 기반 소통에 익숙한 10·20대에게는 AI와 주고받는 문답 방식이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AI의 활용 범위는 단순한 정보 검색(79.3%)을 넘어 문서 작성(42.6%), 번역(37.6%), 콘텐츠 제작(19.2%)은 물론 정서적 대화(22.7%) 등 고차원적인 소통·창작 기능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는 AI가 단순한 정보 도구를 넘어 인간의 판단과 감정 영역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성 사용자 중 30.3%가 ‘정서적 대화’를 위해 AI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대목이다. 이는 남성 응답자(16.2%)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10대(19.2%), 20대(14.8%), 30대(23.4%)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여성은 10대(46.5%), 20대(46.0%)에서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AI를 감정 교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30대(29.8%)와 40대(26.3%)에서도 높은 응답률이 이어졌고, 50대(16.7%)와 60대 이상(15.4%)도 일정 수준의 활용도를 보였다.
이는 AI가 이제 단순 정보 전달 도구를 넘어 감정 교류의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검색창에 ‘~하는 법’을 입력하던 이들이 이제는 “나 너무 화가 나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AI에게 털어놓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AI 서비스 간 비교와 선택이 활발해지면서 하나의 서비스에만 의존하지 않는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를 2개 이상 병행 사용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42.5%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2종의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34.4%로 가장 많았고 3개를 쓴다는 응답자는 5.8% 4개 이상을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도 2.3%에 이르렀다. 특히 20대의 경우 2개 이상을 병행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55.8%로 과반을 넘어섰다.
이는 이용자들이 각 AI의 특성과 기능을 고려해 목적에 따라 골라 쓰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일상 대화는 챗GPT, 번역은 제미나이, 뉴스 요약은 퍼플렉시티처럼 사용 각 AI의 특성과 강점을 비교해 목적별로 나눠 쓰는 ‘멀티 에이전트 활용’ 현상이 자리 잡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