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티엄 사용 중단한 GM, 중저가 전환 속도
美 합작공장 삼원계 대신 LFP 생산 검토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삼성SDI와 설립한 합작법인에 기존 전동화 브랜드인 ‘얼티엄(Ultium)’ 대신 ‘시너지(Synergy)’라는 새로운 명칭을 택했다. GM이 전동화 전략을 중저가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양사 합작법인에서도 기존에 계획했던 삼원계 대신 리튬인산철(LFP) 등 저가 배터리 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30일 삼성SDI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와 GM이 설립한 합작법인 이름은 ‘시너지 셀즈(Synergy Cells)’로 확정됐다. 양사는 지난해 8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연간 2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GM이 이전까지 유지해온 ‘얼티엄’ 브랜드를 이번 합작법인 이름에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로, 포스코퓨처엠과의 양극재 합작법인을 ‘얼티엄 캠(Ultium CAM)’으로 각각 명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GM은 얼티엄 명칭 사용 중단을 공식화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성능·고가의 삼원계 배터리 대신 LFP나 리튬망간리치(LMR) 등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배터리 중심으로 전동화 전략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와의 합작법인인 시너지 셀즈 공장에서도 기존에 계획했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 대신 LFP나 LMR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며 전략에 따라 배터리 생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LFP 배터리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캐즘 극복을 위한 전기차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삼원계 대비 20~30% 저렴하고 안정성까지 갖춘 LFP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현재 LFP 배터리 시장은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캐즘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LFP, LMR 등 저가 배터리 기술력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이 수정 또는 축소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LMR 배터리 기술 확보가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