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계양산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으로 출몰하며 등산객의 불쾌감과 공포가 극에 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숨 쉬는 것도 무섭다”, “전쟁 같다”는 반응과 함께 시야를 가릴 만큼 러브버그 떼가 몰려드는 영상이 연일 공유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본래 중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 등에 서식하던 종으로 2015년 한국에 처음 유입된 뒤 2022년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 본격적인 대량 출현됐다. 이후 마포, 서대문 등으로 확산돼 현재는 서울 전역과 인천, 경기 지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들은 독성은 없지만 짝짓기 상태로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공포감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이른 장마로 인해 출몰 시기가 6월 중순까지 앞당겨졌다. 일부 도심 아파트 단지에서도 ‘떼 출몰’이 관찰될 정도로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은평구 편백나무 숲 조성과 러브버그 대량 발생 간 연관성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은평구청 측과 생태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며 “단일 수종 조성에 따른 생물 다양성 저하가 특정 곤충 대량 번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국립생물자원관 등 연구진은 러브버그 서식지 확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후 변화와 환경 교란을 지목한다. 특히 일조량, 낙엽층, 습도, 그리고 살충제 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대벌레 대량 발생과 유사한 시기, 광범위한 살충제 살포가 있었던 지역에서는 그 후 러브버그 출몰이 증가한 사례가 보고됐다.
현재로서는 한 가지 원인만으로 러브버그 대량 발생을 설명하기 어렵다. 도심 아파트 화단처럼 작은 공간에서도 대량 번식이 가능해지면서 도시화된 환경 전체가 러브버그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