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주간 순매수액 사상 최대”
미중 갈등 재고조·연준 리더십 문제 등 변수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뉴욕증시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동 전쟁 충격을 모두 극복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한 데다가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유예 기간의 연장을 시사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상호관세 발표 직후 발생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에서 벗어나 증시가 다시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지속적인 실적 호조가 있다. 관세 영향과 미국 경제 감속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인공지능(AI) 등이 견인하는 실적 확대는 증시의 급격한 반등을 뒷받침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구성 기업의 순이익이 올해 평균 7.1% 증가하고 내년에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퀵팩트세트의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 집계에서는 S&P500 기업들의 올해 최종 순이익이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스톡스유럽600지수(4.6% 증가), 일본 토픽스500지수(2.4% 증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재평가도 시장의 ‘브이(V)’자 회복을 뒷받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상호관세 발표 직후 실시한 4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미국 주식 보유량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고객 매매 동향에 따르면 6월 16~20일 기관투자자들은 전주에 이어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BoA는 “특히 미국 기술주의 주간 순매수 금액은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긴장 재점화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미국 정부 부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리더십 문제 등 다양한 변수와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4월 초 ‘해방의 날’과 같은 대규모 관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확실한 합의가 발표될 때까지는 위험이 제거되지 않았다는데 주목했다.
라파엘 투인 티케하우캐피털 자본시장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무역 협상, 거시경제 둔화 확대, 지정학적 긴장, 미국 재정적자 증가, 금리 상승 등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낙관적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