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ㆍ배기가스 기준 절차 완화 관측
주행방향, 운전대 위치도 미국차에 불리
일본의 협상 결과가 한미 협상 기준점

미국과 7차 관세협상을 앞둔 일본이 자동차 25% 관세 인하를 위해 얼마만큼 양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안전 및 배기가스 기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비관세 분야 규제”에서 일본이 일정 수준 한발 물러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협상 결과는 곧 다가올 한미 관세 협상에서 기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미ㆍ일 7차 관세협상’을 위한 일본 협상 대표단이 이튿날 미국으로 향한다. 이르면 현지시간 27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7차 협상에는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6월 16일)에서 30분간 회담한 이후 열리는 첫 협상이다. 일본은 자동차 관세 인하가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일본 측이 또 하나의 양보안을 갖고 7차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일본 언론에서 시작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관세 무역 장벽’에서 일본이 얼마나 양보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일본은 미국산 승용차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 중이다. 그런데도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수출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먼저 일본 수출을 위해서는 △충돌 안전 기준 △배출가스 △소음 등 까다로운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 미국산 자동차의 경우 갖가지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별도의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 단계부터 별도의 조처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가 갖가지 까다로운 규제 가운데 얼마만큼 미국차를 위해 양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이시바 총리는 “관세 때문에 일본의 안전과 환경을 해치는 조치는 안 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일부 규제의 완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일본이 대승적 차원에서 비관세 무역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해도 미국산 자동차의 점유율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비 좋은 소형차(또는 경차) 중심의 일본 시장과 달리, 미국산 자동차는 대배기량과 대형차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주력모델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나아가 ‘우(右)핸들’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에게 미국이 별도의 새 차를 제작하지 않을 경우, 미국차의 시장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막바지 관세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의 경우 주행방향과 인기 차종 등이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 차이가 작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반세기 가까이 수출 주력 시장인 미국을 염두에 두고 신차 개발과 생산을 이어왔다. 결국, 우리가 일본과 같은 수준의 비관세 무역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관점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파고들기 쉬운 자동차 시장인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일본은 ‘특별 취급 절차(Preferential Handling Procedure, PHP)’를 통해 연간 수입차 5000대까지 간소화한 안전ㆍ환경 검사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이를 미국산 자동차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