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폭격 편대는 동쪽으로 은밀히 출격
13톤 벙커버스터 2기 달고 가까스로 이륙
이륙 직후 공중 급유기 통해 연료 채워
18시간 비행⋯이란 지하 핵시설 정밀타격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공격이었다. 백악관 고위 관리들조차 낌새를 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이번 공습은 '기만 작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조용히 시작됐다.
28일 주요 외신 보도와 미군 중부사령부, 백악관 발표 등을 종합해보면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로이터통신(22일 보도)은 “기만 작전에서 시작한 미국의 이란 폭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임무 시작부터 종료까지 주요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군사공격을 할지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19일 목요일에 밝혔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으례 "2주"를 언급해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트럼프의 "2주" 발언 직후 '트럼프에게 2주는 마법의 숫자' 제목의 기사에서 "이제는 워싱턴의 거의 모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 단위 중 하나가 '2주'라는 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2주 뒤에 알려주겠다” “2주면 해결된다” “2주 동안 기다리겠다” 등 “2주”를 자주 언급해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마저도 연막 작전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2주" 기간을 언급한 반면, 실제 공습은 이틀 뒤에 이어졌다. 대대적인 공습인 만큼 "이미 공습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2주를 언급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미국 정치매체에서 이어지고 있다.
‘미드나잇 해머’로 이름 지어진 공습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 509 폭격비행단이 맡았다. 이곳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대규모 폭격 편대는 이륙과 동시에 서쪽으로 향했다. 주요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꼼 쪽에 폭격기를 사전 배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를 놓고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하나의 미끼였다”고 분석했다.
폭격기 편대가 서쪽 괌으로 이륙하는 사이, 스텔스 기능을 지닌 B-2 스텔스 폭격기 7대는 동쪽으로 날아올랐다. 이들은 정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기수를 고정했다. 항공기 위치 추척 시스템은 물론 레이더망에도 이들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 동원된 B-2 폭격기는 모두 7대. 이 가운데 6대가 각각 2개의 폭탄을 투하해 12발이 이란을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륙 때 연료탱크는 사실상 거의 비어 있었다. B-2 폭격기는 이번 공습에서 각각 3만 파운드(약 1만3000kg) 무게의 벙커 파괴용 GBU-57 대형 관통탄 12발을 투하했다. B-2 폭격기 한 대당 2기의 폭탄을 장착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륙 당시 연료탱크를 거의 비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25t(톤)이 넘는 관통 탄을 실은 채 이륙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7대의 B-2 전폭기는 이륙 직후 곧바로 공중 급유기의 도움으로 연료 탱크를 채우고 동쪽을 향해 순항했다.

공중 급유 이외에는 사실상 임무 완수 때까지 통신도 중단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만큼 레이더망은 피할 수 있지만, 통신 감청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B-2 폭격기들이 이란 영공에 접근하는 순간, 미 해군이 먼저 움직였다. 잠수함이 토마호크 함대지 미사일 20여 발을 발사해 주위를 분산했다. 이때 미군 전투기들이 폭격기 앞을 유인 비행하며 이란 전투기와 미사일을 포착했습니다.
이란의 3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은 B-2 스텔스 폭격기가 시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적 공격이었다. 알카에다가 2001년 9월 11일 미국을 공격한 이후 실시한 공격에 이어 두 번째로 긴 B-2 작전이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작전에는 공중급유기와 호위기, 전자전기, 조기경보통제기 등 125대가 넘는 미군 항공기가 투입되었다.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란 전투기는 비행하지 않았고,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임무 내내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는 기습 공격의 요소를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