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ㆍ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들을 뜻하는 '호캉스족'이 늘면서 이용자 성향도 다변화하고 있다. 한정된 시간 호텔 내 부대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누리고자 했던 과거와 달리 근래에는 '쉼' 자체를 위해 머무르려 호텔을 찾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에 호텔들은 숙박객들이 시간이나 공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도록 '인룸 다이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2일 호텔ㆍ리조트업계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5성급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는 객실에서 개인 기호에 맞춰 24시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인룸 다이닝'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인스파이어의 인룸 다이닝 서비스는 객실에 비치된 태블릿 아이스테이(i-STAY)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시간에 따라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있는데 조식으로는 아메리칸과 콘티넨탈 조식 등이 마련돼 있고 한식 메뉴도 고를 수 있다. 이 가운데 한식 메뉴인 소불고기(4만5000원)를 택했다. 이 메뉴에는 미국산 소로 만든 소불고기와 소고기 미역국, 밑반찬, 계절과일과 과일주스(오렌지ㆍ자몽 택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메뉴를 주문한 지 대략 15분여가 지나자 객실 벨이 울렸다. 문을 열어보니 호텔 직원이 트레이 한 상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직원은 객실 창가 앞 테이블까지 들어와 식사를 올려주었다. 식사를 마친 뒤엔 직원을 호출하거나 문 앞에 트레이를 내다놓으면 끝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이날은 1인 식사라 간단히 트레이로 제공됐으나 가족 단위 숙박객 등이 여러 메뉴를 동시에 주문할 경우에는 객실 내에 별도 테이블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대로라면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였을테지만 이날 만큼은 메뉴 고민만 하면 돼 '부지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평소보다 덜했다. 호텔 조식을 먹을 때 남들보다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거나 줄을 서서 핫플레이트 메뉴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보는 눈이 없으니 서둘러 씻거나 어느 복장이라도 괜찮고 느긋하게 쉬엄쉬엄 먹어도 그 자체로 '휴식'이었다. 기자가 배정받은 객실은 포레스트뷰였는데 만약 리버뷰 숙박객이라면 보다 운치있게 객실 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른 호텔들도 무더위와 장마철 등 이상기후 여파로 외부활동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호텔 내부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인룸 다이닝' 패키지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계열의 5성급 호텔 '웨스틴 조선 서울'은 이달 30일까지 미식에 방점을 둔 객실 패키지 ‘테이스트 오브 조선(Taste of Josun)’을 판매하고 있다. 이 패키지 상품은 객실 1박과 함께 한식 인룸다이닝 5만 원 1매를 제공한다. 인룸다이닝 메뉴로는 왕갈비탕, 소고기 미역국 정찬, 삼겹살구이 등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웨스틴 조선 부산도 장마 기간 객실에서 휴식과 인룸 다이닝 혜택, 실내 수영장 등을 즐길 수 있는 '레인&바이츠(Rain&Bites)' 패키지 상품을 내달 17일까지 판매 중이다. 그랜드 조선 제주 역시 2박 실내 전용 상품인 '스테이 인 더 레인 (Stay in the Rain)' 패키지를 7월 20일까지 선보인다. 이 상품은 비 오는 날씨에 어울리는 막걸리와 페어링 메뉴로 구성한 '빗소리 한상세트'를 객실 등에서 맛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패키지에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그랑조이 웰니스 프로그램' 활동도 포함돼 있다.
제주신화월드가 내놓은 '올 인 월드' 패키지도 '인룸 다이닝'을 포함해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원스톱 패키지다. 여행 스타일에 맞춰 세 가지 옵션(실버, 골드, 플래티넘)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고가인 플래티넘 패키지는 메리어트 스위트룸에서 투숙하며 인룸 다이닝 서비스로 객실에서 편안히 조식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공항 픽업과 샌딩 서비스도 포함돼 있어 휴가를 통해 제대로 쉬고 싶다면 선택해 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