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서울 주요 재건축, 재개발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둘러싼 격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10대 건설사들이 먹거리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용산정비창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을 진행하고 있다. 양 사는 이달 9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을 개관하고 막판까지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수혜가 기대되는 곳으로, 최고 38층 빌딩 12개 동과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과 근린생활시설 등이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약 1조 원에 달한다.
이어 19일 입찰을 마감하는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파전이 유력하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입찰보증금 150억 원을 선납부했다. 해당 사업지는 개포 알짜 입지로 평가되는 곳으로 최고 35층, 공동주택 1122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새롭게 짓는다. 총 사업비는 약 6800억 원 규모다.
오는 8월 말 입찰공고 예정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는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 의향을 밝혔다. 총 약 1만 가구, 최고 250m(랜드마크 동) 초고층 건물을 포함해 기본 층수 50층 이상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 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사업지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커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곳은 압구정 2구역이다. 전날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이 공고한 ‘압구정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문’에 따르면 재건축 공사비는 2조7488억 원 규모로 책정됐다. 연면적 기준 3.3㎡당 1150만 원 수준이다. 시공사 입찰보증금은 1000억 원으로 입찰준공기한은 2030년 12월 31일이다.
조합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의 입찰참여 의향서와 홍보활동지침 및 준수 서약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8월 11에는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9월 중에는 3차례 합동설명회를 열고 최종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사실상 맞붙을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두 건설사는 일찍이 압구정2구역 단지 인근에 홍보관을 각각 설치하는 등 사전 홍보에 나섰다. 이는 압구정 6개 재건축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빨라 시공권 수주시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여의도 대교, 목동 일대 재건축 사업지도 경쟁 입찰 성사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와는 다른 분위기다. 연말 한남 4구역이 서울에서 거의 유일한 경쟁 입찰 지역이었는데, 이 사업지 시공사 선정은 올해 초에 진행됐다. 주택 업황 침체에도 향후 수십년 간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단지 시공권 확보를 위해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알짜 사업지 수주를 위한 옥석 가리기 기조는 여전하지만, 역점 사업장이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경쟁 입찰을 피하기 어려워 졌다"며 "시공권 확보를 통한 하반기 대형건설사들의 추가 실적 확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