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 있는 영어유치원(영어학원 유치부) 월평균 비용이 최대 136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한 명당 연간 약 1500만 원의 영어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셈이다. 소형 유치원이 폐업하고 대형 유치원으로 원생들이 몰리면서 영어유치원의 대형화·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0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지난달 7~30일 서울·경기도 5개 지역의 유아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영어유치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영어유치원 월평균 학원비는 2023년 131만 원에서 지난해 135만6000원으로 3.5%(4만6000원) 올랐다.
그중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성북·강북구로 16만 2683원이 오른 137만 4749원이었다. 은평·서대문·마포구는 15만 3259원(12.7%)이 오른 136만 136원이었으며 강서·양천구는 12만 6912원(10.4%)이 오른 134만 3740원이었다.
가장 적은 증가 폭을 보인 지역은 강남·서초구로 전년보다 4만 4864원(3.4%) 증가한 136만 4875원이었다.
경기도 5개 지역(고양·안양·성남·용인·화성)의 지난해 영어유치원 월평균 비용은 122만 6711원이었으나 증가 폭은 12만 2389만 원(10.1%)으로 서울보다 컸다. 용인 지역은 전년보다 16만 1914원이 오른 129만 1184원이었다.
영어유치원 수가 줄었지만 개설 반 수는 대폭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경기 지역 영어유치원은 지난해 기준 119개로 전년(122개) 대비 3개 줄었지만, 개설 반 수는 376개로 전년 275개보다 무려 101개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과열지구에 해당하는 안양 평촌지역은 개설 반 수가 22개에서 116개로 94개 급증했다. 화성 동탄지역 역시 학원 수는 8개, 개설 반 수는 17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영어유치원은 전년 대비 34개, 개설 반 수는 10개 감소했다. 하지만 대치동이 위치한 강남·서초 지역은 학원 수가 94개에서 84개로 10개 감소했을 뿐, 개설 반 수는 오히려 165개에서 181개로 16개 증가했다.
사걱세는 “소규모 학원은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고, 대형 학원이 여러 반을 운영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방치할 경우, 과도한 가계 사교육비 부담은 물론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사회의 초저출생 현상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교육당국을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