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삶의 질을 바꾸는 도시정책 ‘디지털 트윈’

입력 2025-06-09 19: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송기성 서울시 전문경력관(도시계획학 박사)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도시의 문제는 여전히 사람 곁에 있다. 디지털트윈이 시민의 삶에 진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이 아닌, 시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실효성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현실은 언제나 충분한 예산과 자원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시민들의 불안 요소와 불편 요소를 줄이는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핵심적인 도구로 부상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트윈’이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도시의 공간과 상황을 데이터 기반의 가상 환경으로 구현한 시스템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데이터로 진단하고, 정책 결정자들이 제한된 예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실적인 나침반’인 것이다.

각종 위험에 데이터 기반 대응체계 구축

도시공간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일들은 침수와 같은 재난과 범죄처럼 눈에 띄는 큰 문제만은 아니다. 여름철 뜨거운 햇볕을 피할 그늘막이 부족한 거리, 겨울철 빙판길 낙상 위험같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상적 불편까지 무수하다.

이럴 때 시민거주와 생활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예방하고 먼저 해결하는 데 있어 디지털트윈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시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반지하 주택과 저지대의 일괄 정비에 현실적 제약이 큰 상황에서도 디지털 트윈으로 과거 침수 기록, 지형, 강수량 예측 등의 정보를 분석하고 침수 취약지역과 예상경로를 시뮬레이션 하여 가장 위험한 곳부터 선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범죄 예방 측면도 그렇다. 디지털트윈은 유동 인구, 시야 확보, 과거 범죄 기록 등 범죄 예측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분석하고, 보다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만든다.

앞으로 일상의 많은 부분에 디지털트윈이라는 도구 이용이 늘 것이다. 겨울철 낙상 사고 위험이 큰 골목길을 식별해 제설 장비나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여름철 땡볕으로 온열질환에 취약한 거리에는 그늘막이나 냉방 쉼터를 배치하는 등 시민에게 늦지 않은 대응이 가능하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트윈이 시민과 함께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정교한 데이터와 기술이 있어도, 시민이 실제로 겪는 문제를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다. 한 지역의 가로등이 꺼져 있어 위험하다는 사실은 그 길을 오가는 주민이 아니면 놓치기 쉽다. 결국, 도시가 가진 문제를 가장 먼저, 가장 정확히 인식하는 사람은 그 안에 사는 시민들이다.

시민과 함께할 때 효율성 배가돼

디지털트윈이 ‘살아 있는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시민이 직접 불편을 제기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트윈은 더 정교해지고,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 있다. 시민들이 자신이 사는 도시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디지털트윈이라는 도구를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갈 때, 우리는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삶의 질이 향상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트윈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시민과 도시를 이어주는 새로운 연결망이 되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958,000
    • -1.19%
    • 이더리움
    • 4,701,000
    • -0.91%
    • 비트코인 캐시
    • 848,500
    • -3.69%
    • 리플
    • 3,097
    • -4.74%
    • 솔라나
    • 205,600
    • -3.93%
    • 에이다
    • 650
    • -2.26%
    • 트론
    • 427
    • +2.4%
    • 스텔라루멘
    • 374
    • -2.35%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30
    • -1.56%
    • 체인링크
    • 21,110
    • -1.72%
    • 샌드박스
    • 220
    • -3.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