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의료 전문 '엑사원' 선봬

의료 현장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부터 전문 AI 스타트업까지 앞다퉈 진단·처방 등 정밀의료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신뢰성 확보 등 해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생성형 AI 기업 딥시크는 최근 병원 대상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오픈소스 모델을 300여 개 병원에 공급한 데 이어 의료 데이터를 학습시키기 위한 ‘의학 데이터 라벨링’ 인력을 모집 중이다.
의학 데이터 라벨링은 AI가 의학 정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진료 기록, 검사 결과 등 의료 데이터에 설명을 덧붙이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AI는 보다 정밀한 진단과 예측이 가능해진다. 딥시크는 이를 기반으로 병원 내 진단 보조, 자동 처방 등에서 실제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역시 발 빠르게 의료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LG그룹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ASCO) 2025’에 참가해 조직병리 이미지 분석에 특화된 ‘엑사원 패스(EXAONE Path) 1.5’ 신모델을 공개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8월 1.0 버전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 새 모델은 이전 버전 대비 개인 맞춤형 의료 기능이 한층 더 강화됐다.
조직병리 이미지는 임상의학에서 필수적인 데이터로 꼽힌다. 조직병리 이미지 분석을 통해 세포 및 조직 특성을 파악하고 진단명 확정 및 치료, 복약 계획 등을 수립할 수 있다.
이번 신모델은 별도의 유전자 검사 절차 없이도 유전자 변이를 예측하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과 약제를 제안할 수 있다. 최대 2주까지 소요되던 기존 유전자 검사 기간을 단축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
LG는 의료 AI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기반도 다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엑사원 패스를 엔비디아의 의료 영상용 플랫폼 ‘모나이(MONAI)’에 등록했다. 세계 각국의 병원과 연구기관이 활용하는 의료 특화 오픈소스 플랫폼인 모나이는 CT, MRI, 엑스레이, 초음파와 같은 의료 이미지뿐만 아니라 진료 기록이나 임상 문서 등 여러 데이터를 AI가 분석·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 AI연구원은 글로벌 의료 현장에 자사의 차세대 생성형 AI를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의료 AI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 및 신뢰성 등에서 여전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는 특성상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결과를 내놓기도 하고,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악용될 수도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는 신뢰성과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과 엄격한 관리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