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 교실로 들어온 동물들

입력 2025-06-08 18: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동물 매개 치료라는 게 있다.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벗이 돼주는 치료견,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말과 돌고래까지 동원되는 동물의 종류와 활용 폭은 다양하다. 이는 교육 현장에도 적용돼 유럽 각국에선 ‘교실 안 동물’ 프로그램이 우수 교육 사례로 꼽히고 있다.

포르투갈 빌라노바 드 가이아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교 부적응 학생 6명을 대상으로 ‘보조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치료견과 교실에서 함께 생활한 지 5개월 만에 성적, 출석률, 교우관계, 분노조절장애 등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치료견이 있는 뉴질랜드 교실
▲치료견이 있는 뉴질랜드 교실

벨기에 오버레이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자신의 반려견을 교실에 데려와 수업을 진행했는데, “반려견과 어울리며 조용한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시끌벅적하던 아이들이 차분해졌으며 학업 성취도 또한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초등학교는 정원에 조랑말을 키워 학생들이 산책시키고 돌보며 서로 교감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의 치료견 프로젝트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활발하다.<사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생들이 다시 등교할 때 정서적 불안감 해소에 치료견의 역할이 컸다. 학교생활이 어색했던 아이들은 치료견 주변에 모여 수업하며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전문가들은 교실에서 동물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해 여러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학생과 치료동물과의 규칙적인 만남은 교우관계를 향상시키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준다. 이에 따라 아이들은 집중력과 자신감, 책임감, 동물보호 의식이 높아진다. 또 읽기에 약한 아이들은 종종 자신에 대한 평가가 두려워 주저하는데, 동물에게 책을 읽어줄 땐 그저 들어주기만 하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껴 읽기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교실이 아니다’라며 비판적인 동물애호단체도 있다. 그들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로 북적이는 교실에서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종종 이뤄지는 학대, 또 동물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와 알레르기 유발 등 따져볼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대체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고도의 훈련을 거쳐 절제력과 안전이 검증돼야만 치료견이 될 수 있고 조련사가 함께 있어 돌발상황에 대처해주기 때문이다. 유기견을 치료견으로 훈련시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정서적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의 학생들을 보면 짠하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교육현장에서도 ‘교실 안 동물’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030,000
    • -1.99%
    • 이더리움
    • 4,627,000
    • -2.09%
    • 비트코인 캐시
    • 865,500
    • +0.76%
    • 리플
    • 3,072
    • -3.24%
    • 솔라나
    • 202,600
    • -4.43%
    • 에이다
    • 636
    • -4.07%
    • 트론
    • 424
    • +0.95%
    • 스텔라루멘
    • 371
    • -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640
    • -1.92%
    • 체인링크
    • 20,660
    • -3.37%
    • 샌드박스
    • 215
    • -4.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