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케이티 밀러는 머스크 공보담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충돌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뜻밖의 희생자가 생겼다. 트럼프 행정부 권력의 중심에 있는 부부로 워싱턴D.C. 정가의 ‘최고 파워커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부인 케이티 밀러가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로 서로 정반대 편에 서게 됐다고 7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부부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는 부인 케이티가 머스크 CEO의 측근이기 때문이다. 그는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일하는 동안 DOGE 수석 대변인 겸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머스크 CEO가 다시 기업으로 돌아간 후에는 그를 따라가 정부 이외 공보 업무를 맡게 됐다.
그러나 새 직책을 맡은 지 며칠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밀러 부부는 때아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현직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선 이번 다툼이 미국 정가에서 가장 강력했던 부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케이티는 머스크와 트럼프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지만, 둘 다 선택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직 고위 관계자 중에는 “부인이 머스크로부터 급여를 받는 게 남편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조지 콘웨이는 지난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와 머스크의 다툼에 관한 게시물을 수십 차례 올렸고 5일 “케이티에 대한 최신 소식을 아는 사람 있는지”라며 자신과 동병상련 신세임을 암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는 감정이 극에 달해 온갖 비판과 경고를 서로에게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자금을 지원한다면 매우 심각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머스크 CEO와 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으며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머스크가 지난달 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갈등의 불씨가 피어올랐다가 지난주 활활 타올랐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법안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트럼프 관세 때문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언급하고 트럼프 탄핵 주장에도 동조하는 등 역린을 건드렸다.
트럼프도 이에 질세라 “머스크 소유 사업체에 대한 보조금과 정부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더 나아가 이날 머스크와의 절연을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