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모든 참여자 함께 나서야”
“연구 등 거시 분야 관심⋯재충전 필요”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제가 떠난 후에도 계속 챙겨주셨으면 하는 몇 가지 부탁이 있다”며 이 같이 당부했다.
이 원장은 크게 다섯 가지 과제를 당부했다. 우선 그는 “금융은 효율적 자원배분 중개가 그 핵심 기능”이라면서 “당국과 금융회사,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참여자가 지속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행정의 디지털 전환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원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과업을 반드시 완수해 달라”고 했다. 정부 부처들과의 협업을 통해 금감원의 사회적 역할과 감독 실효성도 강화해달라고도 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감원의 업무 방식과 범위 역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은 다른 부처나 기관과 다른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전문성과 역량도 뛰어나다”면서 “기관 간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더라도 전문가 조직으로서 먼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장과의 소통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 언론과의 비판적 상호작용도 수용하며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융은 심리고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며 “명료한 메시지 전달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게 우리의 중대한 역할이므로 시장과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들며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레고랜드 회생신청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시장불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위메프·티몬 판매자 미정산 사태, 홈플러스 회생신청 등을 언급하며 “위기와 변화의 순간마다 보여준 전문성과 책임감은 큰 감동이었고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사과와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는 “보다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받게 된 선배님들과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한 임직원에게 감사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경직된 태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 금융사나 기업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퇴임식에 앞서 기자실에 방문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밖에서 응원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면 글이 됐던 의견을 피력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경제금융이슈를 오랜 기간 집중적으로 보니 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안 이슈 중심으로 고민하다 보니 시야가 좁아진 것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 가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 년 전에 이미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해놓은 게 있어서 절차적으로 재개업 신고만 하면 사무실을 열지 않더라도 법률 상담을 할 수 있지만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