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우수 기업들은 자체 인증 제도 도입, 탄소 감축 기술 혁신, 지속가능 지역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일본 환경성이 주관하는 ‘ESG 파이낸스 어워즈 재팬(ESG Finance Awards Japan)’ 수상 기업 중 ESG 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낸 10개 기업의 실천 사례를 분석한 ‘일본 ESG 경영 우수사례 10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일본 식품·제약그룹 메이지홀딩스는 개발·조달·생산·물류·소비 등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한 제품에 ‘메이지 지속가능 제품 인증’을 부여한다. 해당 인증은 △건강한 식생활 기여 △영양 가치 향상 △인권·환경 배려 원료 조달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환경 부하 저감 등 5개 기준 중 4개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메이지는 △탈탄소 △수자원 보호 △자원 순환 △오염 방지 등 4대 환경 과제별로 2050년까지의 정량적 목표를 수립하고, ‘음식과 약으로 건강을 전달하고 사람과 지구를 위한 미래’를 실현한다는 장기 비전을 추진 중이다.
스미토모화학은 ‘스미카 서스테이너블 솔루션(SSS)’ 인증위원회를 설치해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자연자본 보전 등에 기여하는 자사 제품·기술을 독자적으로 인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81건의 인증을 통해 5887억 엔의 매출을 달성했다.
상선미쓰이는 날개형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인 ‘윈드 챌린저(Wind Challenger)’를 통해 선박의 추진력을 일부 풍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4월까지 18개월간 시범 항해에서 최대 17%의 연료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향후 2030년까지 25척, 2035년까지 80척에 도입될 예정이다.
건설업체 다이토켄타쿠는 일본 최초로 LCCM(Life Cycle Carbon Minus) 임대형 공동주택을 개발해 주택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보다 감축량이 많은 완전 탈탄소형 주택을 실현했다. 이는 자재 제조, 시공, 거주, 해체까지 전 단계에 걸친 탈탄소 모델로, 저탄소 주택의 규격화 및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지방은행인 시즈오카은행은 지역 전체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배출량 계산 플랫폼 ‘시즈오카 GX 서포트’를 현 내 금융기관에 전면 개방하고, 자체 양성한 ‘지속가능성 컨설턴트’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감축 계획 수립, J-크레딧 창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역금융이 단순 자금조달을 넘어 지역의 ESG 생태계를 선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폐전자기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E-스크랩’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자원 소비를 줄이고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최초로 재활용 자원 함유율을 명시한 금속 브랜드 ‘REMINE’을 출시하는 등 자원-제조-재활용이 선순환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한경협은 ESG 경영이 단순한 이념적 접근을 넘어 민간기업 주도의 제도화된 시스템과 기술 혁신, 그리고 지역·산업 생태계 전반의 ESG 확산 노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윤 한경협 지속가능성장본부장은 “분석 대상 기업들은 ‘ESG 경영’을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 시스템 설계와 기술 투자, 지역 파트너십을 통해 실질적인 환경·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한국 기업에게도 ESG를 기업가치 제고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