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동 오일 카르텔…UAE가 OPEC 깰까

입력 2025-06-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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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산유량ㆍ정책 놓고 갈등 심화
“UAE, 공식 수치 훨씬 뛰어넘는 원유 생산”
카르텔 탈퇴 우려에 통제 쉽지 않아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 및 정책에 대한 갈등 심화로 붕괴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OPEC은 지난 65년간 걸프전, 셰일 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 석유 파동 등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OPEC 회원국들은 향후 10년 내 석유 수요가 정점이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비축유를 청산하고자 한다. 이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는 데 필요한 지출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국가가 합의한 원유 공급량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카르텔의 기본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PEC의 세 번째로 큰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쿼터에 정확히 맞춰 하루 290만 배럴을 생산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터무니없이 낮아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유조선 추적에 따르면 이 국가의 원유 수출량만 해도 하루 280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정제나 재고 증가분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분석업체 두 곳은 UAE가 20~30만 배럴을 과잉생산한다고 보고 있으며, 국제에너지기구는 4월 UAE의 생산량이 하루 평균 330만 배럴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걸프 지역에 기반을 두고 국내외 석유 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 분석가는 UAE의 일일 생산량을 340만 배럴로 추정했다.

그렇다고 UAE를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제지하기도 쉽지 않다. UAE가 카르텔을 탈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OPEC+ 회원국 중 UAE는 오랫동안 총생산 능력 대비 유휴 생산 능력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석유 수요가 반등하자 쿼터 문제로 두 차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UAE는 OPEC 탈퇴까지 고려하게 됐는데, 이는 카르텔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UAE는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저유가에서 자유롭다. 에미리티은행의 한 경제학자는 사우디가 재정수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배럴당 90달러의 유가가 필요한 반면, UAE의 국가 재정 균형 수준은 배럴당 50달러로 훨씬 낮다.

UAE는 2027년까지 5년간 신규 생산에 6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량을 500만 배럴로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UAE의 쿼터는 이러한 성장을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8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3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지난달 28일 OPEC+는 애초 올해 만료 예정이었던 퀕러를 2027년까지 보다 포괄적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UAE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는 한 분석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OPEC의 최대 수출국과 3위 수출국 간의 갈등으로 무질서로 치닫게 되면 카르텔이 작동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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