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4449> 토론 위해 자리로 향하는 후보들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5.27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2025-05-27 20:29:57/<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https://img.etoday.co.kr/pto_db/2025/05/20250529133758_2179460_1200_800.jpg)
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은 대통령의 파면으로 갑작스럽게 치러진 보궐선거다 보니 당과 후보 모두 준비에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게 공약집이다. 통상 대선 후보 공약집은 정책 방향과 틀, 세부 실행 방안, 재원 마련안 등을 담고 있어 후보를 평가할 주요 근거가 되는데도 역대급 지각 발표 탓에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불쾌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지는 대선 후보 TV토론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사전투표일(29일) 사흘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하루 전에야 공약집을 공개했다. 똑같은 조기 대선이었던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1일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2일 전 공약집을 내놨던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지각 발표다. 이 때문에 20~25일 재외국민 투표는 제대로 된 공약집 하나 없는 '깜깜이 선거'로 치러졌다. 공약 자체가 두루뭉술한 데다 네거티브에만 치중하다가 늦게서야 공약집을 공개해 유권자가 공약을 꼼꼼히 따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비판을 샀다.
대선 후보 TV토론 역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TV토론은 공약집을 제외하면 유권자들이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장(場)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대선 TV토론에선 생산적인 정책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네 탓 공방과 수준 낮은 비방, 재탕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대체적이다. 선을 넘는, 폭력적인 네거티브까지 오가면서 TV토론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일각에선 '시간총량제 토론'과 '주도권 토론'을 이어가는 토론 진행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총량 토론, 주도권 토론은 결국은 말꼬리 잡기 싸움밖에 안 된다. 진지한 정책 토론이 되지 않는다"라며 "선거 기간을 늘려 1대 1 토론을 통해 국민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도 "원래 TV토론은 네거티브가 많다"면서도 토론 진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후보가 많은데 시간 총량제라 누가 공격하고 잠깐 얼버무리면 끝이 나 깊이 있는 토론이 안 된다. 정책이나 콘텐츠를 깊이 있게 검증할 수가 없다"며 "정치, 경제, 사회 3개 분야를 주제로 토론했는데, 사람들이 정치 사회 경제를 따로 떼어서 생각하지 않는다. 주제를 더 통합하더라도 후보들 간 양자 토론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의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곧바로 알 수 있는 팩트체크 시스템 도입도 거론된다. 최 평론가는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할 때 자막을 통해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한 팩트 체크 결과가 나왔다. 그런 기능도 있어야 한다. (대선 TV토론은) 전혀 말도 안 되는 (말을) 막 질러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