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中, 아시아 패권국 되려 해...실제적‧즉각적 위협”

"현실적 위협에 맞게 아시아 동맹국 방위비 증액해야"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 중인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중국은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려고 한다”며 “중국의 위협은 실제적이고 즉각적”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력 강화와 방위비 증액도 촉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개최 중인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이(아시아) 지역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막대한 군사력 증강과 무력을 사용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로 이 지역의 현재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이는 주변국과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매우 긴급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이버 역량으로 산업 기술을 훔치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중요 기반 시설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다고 짚으며 “재산상의 손해를 넘어 시민들의 생명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에서는 이웃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물대포 공격, 선박 충돌, 불법 해양 지형물 점거·군사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거듭 “중국해에서의 어떤 일방적, 강압적 현상 변경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전략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면서 “분명히 우리는 중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중요한 지역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고, 동맹과 파트너들이 종속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위협을 반영하도록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아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유럽을 새로운 모범사례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 그리고 북한이라는 훨씬 더 막강한 위협에 직면해있으면서도 아시아의 핵심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적게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이 말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들은 심지어 독일까지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를 지출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여한 임무인 ‘힘을 통한 평화’ 달성을 위한 최우선 목표가 전사 정신 회복, 군 재건, 억지력 재확립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초 1조 달러(약 1383조8000억 원) 이상의 국방예산안과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 6세대 전투기 F-47 개발 등이 그 일부라고 부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세계는 무기력한 미국을 봤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 미국은 세계 전역에서 억지력을 재확립하고 있다”며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너무 깊은 관련이 있어 물러날 수 없으며, 계속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