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백사마을이 3000가구가 넘는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이달부터 철거에 돌입하면서 2009년 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이후 16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26개 동 317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9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인 불암산 자락에 있는 이곳은 도심 개발로 생겨난 철거민들이 과거 주소인 산 104번지 일대에 집단 이주하면서 백사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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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마실 물과 전기가 없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했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야 공동 수도 등 지원 정책이 도입되면서 생활 여건이 조금씩 개선됐다.
다른 이주 정착지들은 1990년대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지만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관련 법 제정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해지면서 재개발사업 추진 기반이 마련됐으며 2009년 5월 정비구역 지정으로 첫발을 뗐다.
하지만 사업 추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획지 구분으로 주민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기존 지형·터·골목길 등을 유지한 계획으로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고 2023년 2월 주거보전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업시행자의 포기와 재지정도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9년 6월 사업시행자로 지정·고시됐으나 2016년 1월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017년 시행을 맡았다.
서울시는 지역 주민, 관계 전문가와 150여 차례 이상 소통했고 주민 95% 이상이 동의한 통합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통합심의를 통과시켰다. 계획안 변경으로 공급주택 수는 기존 2437가구에서 3178가구로 741가구 늘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백사마을 재개발이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아 모든 주민이 원하는 자연 친화 주거단지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